To you-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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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기 서 있습니다.
나는 그대가 가길 원하지 않지만
나는 홀로 서 있게 되곤 해요
하지만 기억해요
지금도 앞으로도 알수 없는 미래까지도
반복될 거라고요
어차피 그렇게 갈 당신이었다면
이제 웃으며 보내드릴게요
그리고
혹시나 당신이 뒤돌아볼까
초조히 바라보며 서 있을 거예요
아마 그다지 멋있게는 못 보내드릴 걸요?
...
하지만 알고 있죠?
누구보다도
...슬퍼하고 있지만...그렇지만...
가을의 바람은 좀 차다.
왠지 한숨이 나올것만 같은 바람.
소년은 가을바람이 떨구고 간 나뭇잎을
한참이나 바라보고 서 있다.
몇분이나 지났을까.
소년은 이제 지쳤다는 듯이 털썩 앉아버린다.
시간이란 기다려 주지도 않지만
특별히 달려주는 일도 없다.
소년의 표정은 점점 지루해진다.
이제는 깍지 낀 손을 올렸다 내렸다 하며
시간을 보낸다.
붉은 저녁 노을은 역시 가을이 가장 아름답다.
소년은 그때까지도 나무 밑에 앉아 있다.
「심심해...」
어둠이 내려앉는다.
소년은 누워버린다.
땅의 냉기가 소년을 약간 움찔거리게 만들었지만
그래도 일어나지 않는다.
「별은...」
소년이 중얼거린다.
밤바람이 나뭇잎을 똑 떨어뜨린다.
「아니 별빛은...」
「...천년이 지나야 우리 눈에 보인다는데.」
그런가? 나무가 묻기라도 하는 듯 나뭇잎을 또 하나
떨어뜨린다.
「...지금 빛나고 있는 별은 천년 전에 떠 있던 별인가? 응?」
누가 있기라도 하듯 소년은 중얼거린다.
『지금...떠오르는 별은 천년 후에 이곳에 빛날 테지.』
나무가 속삭인다.
소년은 누운 자세에서 눈만 올려 다시 되묻는다.
「그렇겠지?」
『물론.』
소년은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안 갈거야?』
「여기가 더 편해...그러니까...」
어느새 소년의 눈은 조금씩 감긴다.
「조금만...잘게.」
소년은 눈을 뜨지 않는다.
나무는 소년을 깨우려는 듯이
자꾸만 자꾸만 나뭇잎을 떨군다.
「여기가 더 편하다니깐...」
별이 뜬다. 저 멀리...얼만큼 떨어져 있는지도 모를만큼
먼 곳에서 별이 뜬다.
오늘밤 하늘에 별이 빛난다면...
천년 전에 살았던 그를 상상이라도 해 주었으면 좋겠다.
오늘 새롭게 뜰 별은...
천년 후에 우리의 망막에 맺히겠지.
어쩌면 그 나무는 나뭇잎을 떨궈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직은 살만하지 않나?
세상은 너무 넓어서 우리를 아찔하게 만들지만
아직은
...
「한번 멈추면...다시 달릴수 없잖아.」
나뭇잎이 떨어진다.
흙에 맺히어 다른 생명의 탄생을 도우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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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서 써본 글입니다.
으음...처음 올리는 군요.
이곳엔 잘 쓰시는 분이 너무 많으세요.
저로서는 그분들과 1000000KM 간격이라도
유지할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 행복하시구요, 모든 작가분들 건필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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