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이런 인생, 저런 인생 많은 세상일들 소설로 남겨주세요
슬픈이들의 사랑-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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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정신이 좀 들어?"
미연은 어둠 속에서 울리는 듯한 선희의 목소리를 듣고 눈을 떴다. 병원이었다. 미연은 머리가 아픈 듯 한 손으로 머리를 짚었다.
"언니 요새 왜 그래? 내가 언니 소식 듣고 얼마나 놀랐을 줄 알아?"
"클럽은?"
"내가 고릴라한테 얘기했어. 며칠 쉬래. 치, 언니는 이 상황에서도 클럽걱정이야?"
미연은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았다. 미연의 머리 속엔 아무 것도 없었다. 미연은 가만히 눈을 감았다.
칠흑 같은 어둠. 그 무엇도 존재할 수 않을 듯한, 존재할 수 없을 듯한 어둠. 그 곳에서 미연은 헤매고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 미연의 어깨를 잡았다. 미연의 새 아버지였다. 미연은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미연의 새 아버지는 미연을 바라보았다.
"헉!"
미연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병실이었다. 미연은 혼란스러워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뭐지....꿈인가?"
미연은 땀을 비오듯 흘렸다. 미연의 손은 부들부들 떨면서 이마의 땀을 닦았다. 미연은 자신의 손목에 꽂혀있는 링겔 주사를 보았다. 아무런 의미 없는 행동이었지만 미연은 계속 보고만 있었다. 그리고 미연은 다시 잠이 들고 싶었다. 잠이 들면 모든 걸 잊어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미연은 가만히 누워 눈을 감았다. 하지만 잠의 요정은 미연을 데려가지 않았다.

진혁은 비굴하게 웃고 있었다. 마치 앵무새처럼, 자신의 회사 제품을 선택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하면서 머리를 조아리고 있었다. 진혁의 옆에 앉아있는 늙은 늑대는 술을 연달아 들이키며 진혁의 비굴한 웃음을 즐기고 있었다.
"사장님, 앞으로도 계속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래, 그래. 앞으로 내가 김 진혁씨 만큼은 확실히 밀어주지! 나만 믿으라고!"
늙은 늑대의 손이 진혁의 어깨에 올라왔다. 이 늙은 늑대의 손은, 침을 묻혀가며 돈을 세고, 여자들의 엉덩이를 만지며 희롱하고, 술잔을 잡고 술을 몸 안에다 쏟아 부었던, 바로 그 더러운 손이었다. 진혁은 매우 불쾌했지만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진혁도 늙은 늑대와 함께 계속 술만 들이켰다.
진혁이 로비로 나왔다. 술을 많이 먹은 탓인지 사회를 다시 한 번 느껴서 피곤해진 탓인지 진혁은 똑바로 걷지 못하고 비틀거렸다. 그리고 그 뒤엔 더 비틀거리며 쓰러질 듯 나타나는 늙은 늑대가 있었다.
진혁은 카드로 계산을 하고 늙은 늑대를 부축했다. 그 늙은 늑대는 진혁의 바로 옆에서 술 주정을 해댔다. 진혁은 택시를 잡아 늙은 늑대를 태우고 정중하게 인사를 하여 보냈다. 더없이 비굴한 진혁의 모습이었다.
사실 진혁은 이렇게 비굴하게 살지 않아도 되었다. 진혁의 아버지는 튼튼한 건설업체의 사장이었기 때문에 아버지 밑에 들어가 일을 해도 될 것이었다. 하지만 진혁은 어머니를 버린 아버지가 싫었다.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독립을 한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의 힘으로 성공을 하여 아버지보다 성공을 해 보이겠다는 것이 진혁의 꿈이자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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