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이런 인생, 저런 인생 많은 세상일들 소설로 남겨주세요
슬픈이들의 사랑-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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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미연은 사람들이 모두 퇴근하는 저녁 7시쯤, 집을 나섰다. 그리고 영업을 막 시작한 클럽으로 들어갔다.
"어, 오빠. 나 왔어."
"오늘은 조금 늦었네. 고릴라 또 화내겠다. 빨리 들어가"
미연은 문 앞에서 손님을 잡기 위해 기다리는 남자에게 간단히 인사를 했다. 그리고 종종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갔다. 웨이터들이 자리를 정리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미연은 VIP실 맨 끝 방으로 들어갔다. 거기엔 미연과 같은 처지에 있는 여자들 몇 명과 앞에서 떠들고 있는 남자 하나가 있었다. 미연은 간단히 손을 들어 보이며 인사했다.
"좀 빨리빨리 다닐 수 없냐! 너 저번에도..."
분명 또 그때 얘길 하는 걸 것이다. 지난번 미연이 늦게 오는 바람에 미연을 찾던 손님이 그냥 가 버렸었다. 상무는 벌써 며칠째 그 일로 미연을 들볶는 것이었다.
"알았어. 그만해라, 그 얘기 좀. 이젠 지겹다, 지겨워. 오늘은 한 팀 더 뛰면 되잖아."
"그래주면 나야 좋지..."
고릴라라는 별명을 가진 이 클럽 상무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띄웠다. 그리고 미연의 눈치를 보다가 나갔다. 미연은 상무가 나가자 옷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잠시 후, 웨이터 한 명이 들어왔다.
"미연누나. 3호실에 XX건설 이사장이 찾아."
"그 자식이 또 왔어?!"
"왜 그래...그래도 손님인데...팁은 많이 주잖아."
그 웨이터는 지폐 몇 장을 흔들어 보이며 말했다. 미연은 할 수 없다는 듯이 일어나 3호실로 향했다. 그리고 미연은 또다시 웃어야만 했다.
새벽 1시. 미연이 모텔에서 비틀거리며 나왔다. 미연은 웃음인지 울음인지 모를 비명을 지른 후 택시를 잡았다. 미연을 태운 택시는 어디론가 향했다.
미연은 택시시트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았다. 술과 섹스에 지쳐버린 미연에게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최고의 휴식시간이 되어주었다. 미연은 이대로 영원히 잠들어 버렸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택시는 어느 골목 앞에 섰다. 미연은 택시에서 내려 골목 안으로 비틀비틀 걸어갔다. 그리고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집을 지나 네 번째 집 앞에 섰다. 미연의 손이 초인종 주위를 맴돌다가 힘없이 떨어졌다. 미연은 손에 쥐어져 있는 핸드백 속에서 열쇠를 찾았다.
-철컥-
너무 조용해서인지 문을 여는 소리가 더욱 크게 들렸다. 미연은 조용히 문을 밀고 들어갔다. 큰 현관문과 이층으로 이어지는 계단. 미연은 잠시 현관문을 응시하다가 계단을 올라갔다. 계단의 끝에는 또다른 문이 하나 있었다. 미연은 계단을 올라가다 말고 그 문을 계속 바라보았다. 아니, 노려보았다. 그리고 미연은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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