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 주세요
복숭아 이야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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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얏! 머리가 빠지는 줄 알았네... 여긴 어디지? 어? 나랑 닮은 열매들이 많네.

"안녕? "
"안녕? 와...정말 많이들 왔구나."
"혹시 우리가 어디로 가게 되는지 아냐?"
"글쎄..."
"아마 시장이라는곳에 가게 될꺼야."
"시장?"
"그래. 거기에 가서 다른 사람들이 우리는 사 간다고들 해."
"왜?"
"먹으려고 그러지. 넌, 참 이상한 질문을 하는구나?"
"...?"
"우리는먹히기 위해 태어났고 길러진 걸. 사람들이 우리를 먹는다는 건 당연한 일이라구."
"왠지 억울해..."
"억울한 것이 아니야. 누구나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 있는거야. 벌은 꿀을 모으고 잎은 양분을 만들고 동물들은 자라서 사람들의 식량이 되지. 우리들도 사람들에게 맛있게 먹히기 위해 자라온 거야. 그 일은 다 했을 때우리들은 다시 태어날 수 있지."
"그럼, 사람들에게 먹히지 못한 열매들은 어떻게 되니? "
"다른 곤충의 먹이가 되거나 다른 식물들이 자랄 수 있도록 거름이 되어 주겠지."
"흠...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좋아할까?"
"물론. 네가 햇빛을 사랑하고 비와 바람을 잘 견뎌서 맛있게 익었다면."

난 사람들이 좋아할까? 어떤 사람이 날 사게 될까? 사람들의 몸 속에 들어가 양분이 되고 내 속의 씨는 또 다른 열매들을 많이 만들겠지? 가슴이 두근거린다. 난 비도 이겨냈고 바람도 견뎠는데... 햇빛... 누군가 내 모습이 어떤지 얘기해 주었으면 좋겠다...

"으때99~ 이번 농사 잘 되었죠?"
"예, 아주 싱싱하네요. 수고하십쇼."
"많이 파세요."

'덜커덩 덜커덩'
이제 시장이라는 곳으로 가는 모양이다. 어떤 곳일까...어떤 종류의 열매들을 만나게 될까...? 가만, 그러고 보니 나무님께 인사를 안했네? 섭섭해 하시겠네... 나중에 다시 만나게 되면 꼭 고맙다는 인사 해야지. 앗! 차거워... 뭐지? 에구..비가 오네...

"안녕? 난 복숭아라고 해."
"복숭아? 참 예쁜 이름이구나! 난 포도라고 해."
"넌 친구들이 아주 많구나! 가지를 자르지도 않구... 나도 한 때는 가지에 붙어있었는데..."
"우리들은 너무 작기 때문에 이렇게 붙어서 사는거야. 그렇게 서로 도우며 비와 바람을 이겨낸 거지. 우리들은 한 몸이라고도 할 수 있어. 언제나 함께니까."
"가족이구나! 좋겠다..."
"우리들은 네가 부러운 걸! 넌 혼자서 그렇게 맛있게 컸잖아. 어차피 우리 과일들은 같은 운명을 가지고 살아가는 걸 뭐. 부족한 것을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것이나 혼자서 이겨내는 것이나 똑같이 중요하고 대단한 일이야. 그건 그렇구, 넌 어디서 왔니?"
"어딘지 잘 모르겠어. 다만 어떤 할머니의 도움으로 키워졌고 한 아저씨의 트럭을 타고 또 다른 아저씨의 손에 들려서 여기까지 온거구."
"다들 비슷하게 왔구나. 나두 그래."
"넌 이름이 뭐니?"
"나? 난 자두라고 해."
"색깔이 참 이쁘다. 나랑 닮은 것 같은데 몸집도 더 작고 예뻐."
"고마워. 참 너희 혹시 바람이라고 아니?"
"그럼! 내게 이름을 가르쳐 준걸."
"그래? 그럼 오늘 놀러온다는 것도 알아?"
"여기에?"
"응. 오다가 만났는데 오늘쯤 여기를 지나 바다를 건너 갈거라고 그랬어."

바람이 보고 싶다. 만나면 세상 소식도 물어보고 나무님께 안부도 전해달라고 해야지.

"얘들아 안녕?"
"와! 바람님!!!"
"저 기억하세요? 복숭아라고 이름을 가르쳐 주셨죠."
"그럼, 열매야. 하하. 많이 컸구나. 다들 건강해 보여 기분이 좋다."
"바람님! 세상 얘기 좀 해 주세요."
"글쎄... 바쁘게 지나다니느라... 그래! 어느 목장을 지나다가 암소가 새끼를 낳는 모습을 봤지."
"새끼요?"
"그래. 너의 몸 속의 씨가 자라 열매를 맺지만, 동물들은 자신의 몸 속에서 씨를 키워서 다 자란 동물을 낳는 거란다. 생명이 태어난다는 것은 정말 아름답고 신비로운 일이야. 모두 건강해라. 그럼 난 이만 간다."
"잘 가세요. 다음에 또 뵐 수 있기를!"

생명이라... 그것도 소망과 같은 것일까? 아름답고... 신비롭고...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 다 소중한 이유도 생명이기 때문이구나. 고로, 나도 소중하고! 하지만 왜 나는 복숭아라는 것을 인식해야 하는 것일까? 세상은 어쩌면 정해진 틀 속에서 그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인 생명들이 행복해 하면서 살아가는 곳인지도 모르겠다. 소망을 가지고 해를 사랑하며 산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단지 운명에 따를 뿐인데... 사람들도 운명에 매여서 살까? 그걸 이겨낼 수는 없는 걸까? 소망이라는 것이 단지 그런 운명에 순응하는 것이라면... 결국 나 또한 운명을 지고 살아가야 하는 한 생명을 만드는 존재에 불과하단 걸까? 신비..? 정해진대로 산다는 건 줄에 매인 인형과 같다. 그런 가식적인 삶은 싫은데... 정말 행복하다는 건 뭘까?

넘 오랫만에 올립니다..죄송!!!
오늘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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