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차 한잔 마시다 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해 보세요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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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 끝인지 모를 ,
짙은 회색선이 바라다 보이는 모퉁이에 서 보았습니다.

'저 선 너머에는 뭐가 있을까...?'

무지개 끝이 어디인지 묻는 것과 같은 질문입니다.
작은 막대기가 보이고,
좀더 커지더니 굴뚝이 되고,
조금 더 커지더니 배가 됩니다.
그리고 조금씩 움직이기도 합니다.
콜럼버스는 이를 보고 지구가 둥글다고 했지만
나는 그저 다른 세계가 있을거라고 생각하죠.
그림같은 구름을 보면서
하얀 옷을 입은 사람들이 그 위에서 거닐며,
까만 구름이 몰려오는 것을 보면서
무거운 마음들이 내리겠구나 생각하죠.

나무들의 숨냄새가 어찌나 좋던지,
아무도 보지 않겠지하면서 두 팔을 벌리고
가슴 깊이 들어마시었더니,
바로 앞에서 왠 할아버지가 허허 웃고 있더랍니다.
바람이 속삭이는 소리가 어찌나 좋던지,
이어폰을 빼고 귀를 간지럽히다가
이어폰 줄이 엉켜버렸답니다.

손을 맞잡은 연인들 옆을 질투하듯 지나치고
다정한 노부부에게 살짝 미소지었다가
인형을 안은 꼬마 아가씨에게 사탕 하나 내밀고
언제고 우뚝선 회색 동상에 꾸벅 인사했더니
어느새 처음으로 돌아와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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