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주소복사

이제 3개월된 나의 딸! 며칠이면 백일을 맞는다.
첫아이와 살 터울이라 갓난 아이의 기억이 다 지워져있던 지금 나의 입가에 연신 미소를 머금게 하는 아이의 모습이 첫아이 키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가지를 친다.
엄마와의 혈액형 트러블로 한달동안 엄마 품에 안겨보지 못한채 신생아실에 있던 아기라 그 애틋함이 더하다. 퇴원하는날 집에와서 마냥 아이를 안고 뚫어져라 쳐다보았던 기억이 가시질 않는다.
입원해 있는동안 작디작은 손에 링거 주사를 맞는 아이를 안타깝게 바라보면서 아이를 낳던 날 옆 침대에서 서로 말을 아끼며 위로하던 부부가 생각났었다.
옆 침대에서 같이 진통을 하던 그 산모는 나와는 달리 사산아를 낳기 위해 그 아픔을 감내하고 있었다. 꼐속 흐르는 눈물을 감당하기조차 힘겨워 하는 그분에게 계속 위로하는 간호사들의 말이 들릴리 만무하다. 바라보는 내 가슴도 이리 아픈데 그분의 심정이야 오죽했을까. 회복실에서도 내 옆 침대에 누운 그분은 많이 진정이 되어 있었다. 아니 남편이 옆에 있어 서로의 아픔을 엄숙함으로 달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아픔을 짐작해보니 옆에서 수고했다며 고마워하고 미소짓고 있는 남편에게 무표정할 수 밖에 없었다. 지금은 그때의 내 마음을 이해하지만 당시에는 내가 뭘 잘못했나하고 뜨끔했었다는데.....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가슴에 묻지만 자식이 죽으면 뼈에 묻어 문득 문득 생각날때마다 고통스러운 것이 아닐런지.......
지금 그분은 잘 지내고 계시겠지? 그 고통을 치유해줄 새로운 생명이 잉태되기를 바란다.
임신과 동시에 사회생할도 접어두고 아기 키우는 재미에 푹 빠진 내 모습이 이제는 원숙함으로 다가오는 요즈음 자식들에게 좋은 엄마가 되어 보려 노력하는데 참 어렵다.
첫아이때 처음 학습지를 시작하면서 눈높이 교육이라는 카피 문구가 절실하게 느껴졌었는데 항상 염두에 두고 아이와 생할하려니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아이와 대화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보면서 세상이 이리도 아름다웠던가 싶을 정도로 주위가 맑고 밝게 보이기 시작했다.
예쁜 마음과 눈을 선물해준 나의 아이들에게 아주 많이 고맙다. 지금 이 따뜻함이 먼 훗날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내 곁을 떠나는 그날까지도 이어져서 나의 잣대로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 없기를 스스로에게 간절히 바란다.
비가 그쳤는데 여전히 하늘은 어둡다. 새근새근 잠근 아가는 밤인줄 알고 저리도 곤히 자는건 아닐까?
22년 월 12일
0개의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