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사랑에 지친 친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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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 채팅에서 만난 애가 있었다.
그때 그애의 아듸가 "사라."
난 첨에 그게 오타인줄 알았어.
남자애가 사라라는 아듸를 쓰진 않으리라 생각했으니까.
그후 친해진뒤 하루는 내가 물었다.
"네 아듸 오타난거지? 웬만하면 이제 좀 바꿔라 그게 모냐~"며, 구박 아닌 구박을 했었다.
그런데 그래 피식 웃으며 하는 말이,
"그거 오타 아냐...말 그대로지...."한다.
난 의아했지. 진정 사라라는 말에 의미가 있는 것일까?
"말 그대로라니? 그게 뭔 말? 니 첫사랑 이름이 사라냐?"
다시 한번 웃으면 하는 말이,
"사랑은 사랑이되, 사랑이라 부르기엔 너무 작고 여러서 차마 사랑이라 말하지 못하는 수줍은
말이 '사라.'..." 이라고 ..
'라' 뒤에 붙은 작은 마침표가 사랑이란 글자를 완전히 채우지 못한 동그라미였던거야.
채우고 채워도 허기가 지는 감정을 가슴에 가득 채우려 하는 것이 어쩌면 사랑인지도 몰라.
그 순간만큼은 최선을 다해 채웠노라고 말하지만, 풍선을 가득 채웠던 바람이 내 눈이 알지 못하게 조금씩 조금씩 빠져나가 결국 쪼글쪼글한 몸뚱이만 남게 하는 것처럼, 어느 순간 돌아보면 사랑은 그렇게 텅비고 헤진 채로, 너덜너덜한 누더기 같은 시린 가슴만 남기고 말지.
누군가를 사랑하는다는건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는거야.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건 결국 자신을 잃는것이고....
자연외에 완전한 것이란 존재하지 않아.
아니, 자연조차 같은 세월로 살아가지 않으니 그역시 완전하다 말할 순 없겠지.
니가 완전하다 믿는 그 사랑이란 감정도 역시 마찬가지일테고...
그러기에, 완전하게 존재하지 않는 존재가 헝클어지고, 다른 각도록 조준되어 상대를 잘못 찾아가는 일이 생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몰라.
아플때 아프다고 말하고,
슬플때 슬프다고 말하고,
힘들때 힘들다고 말할 수 있는 것.
인간이기에 누릴수 있는 특권이잖아.
주저말고 누려.
그 감정의 소용돌이 안에서 니 사랑이 부딪치고, 깨어져 조각조각 수천 수만가지의 작은 부스러기가 되어 결국 그 잔재조차 남지 않도록 말야.
사랑은 때로 같은 이름을 지닌채 다른 모습으로 오기도 한다.
부서지는 법을 알아야 다시 부딪쳐도 아프지 않지.
넌 그져 숨쉬는 법을 배우고 있을 뿐이야.
난 그렇게 생각해....
이천이년 오월 늦은 열한시를 넘기며..
사랑하는 친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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