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차 한잔 마시다 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해 보세요
수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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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오는 길.
며칠동안 벼르고 벼르던 꽃집 앞에서 발을 멈췄다. 처음 볼땐 꽃봉오리가 채 피지도 않았었는데
어느새 세송이나 꽃을 틔웠다.

사람들은 바람의 냄새나,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옷차림, 또는 겨울보다 자주 내리는 비보다
한송이의 꽃에서 봄을 먼저 느끼게 된다.

꽃집 유리창안에서 1년 3일 항상 화사하게 피어있는 뿌리없는 장미보다 세송이의 노란 수선화 화분 하나에서 더 큰 아름다움을 보는것은
진정 살.아.있.다.는 그 생명력에서 기인한 것이며, 그것이 봄에만 피는 봄꽃이기에 그 의미가
더하는 것일게다.

수선화는 원래 그리스 고어인 narkau에서 유래된 말인데, 이는 최면성이란 뜻이 있단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나르시스가 샘물에 비치는 자신의 그림자에 반해 결국 물에 빠져 죽었다는 전설에서 유래됐다 하는데 이는 아주 잘 알려진 사실이다.
결국 자신의 아름다움에 목숨을 빼앗긴 나르시즘의 원류나, 최면성이란 뜻을 가진 그리스 고어처럼 그 여린 꽃잎뒤에 숨은 독성이 그를 더욱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힘이 아닐런지.

결국 봄의 마력인지, 꽃잎뒤의 숨겨진 독의 마력인지 나는 오늘 수선화 화분 하나를 안고 집으로 와야 했다.
화장대 위 한켠에 자리한 수선화 화분 하나가 사람의 마음을 이리 기쁘게 할 수 있다니.

사람은 누구나 고독이란 짐승을 가슴에 품고산다. 순간의 기쁨이나 행복은 존재 할 수 있으나,
영원한 충만감은 결코 얻을 수 없는 것이 인간일지도 모른다.
허나, 같은 사물이라도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그 모양이 변하는 법.
외로움이나 슬픔. 그 또한 자신의 시각을 달리 하여 본다면 또다른 모습으로 자신에게 다가서지 않을까.

낯선 꽃집 진열대위에 그대로 놓여진 화분이었다면 그는 그저 독성을 가진 하나의 화분에 불과하겠지만, 내 집의 내 화장대 위에 놓여진 화분이기에 나에게 기쁨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나만의 것이란 이름을 가지게 된다.
나만의 여우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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