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차 한잔 마시다 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해 보세요
여기 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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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잠시 앉아 TV를 봤다.
무슨 프로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최규철님이라고 했던가?
별명이 ET(이미 타버린 사람),
자신이 교장으로 있는 초등 학교의
아이들이 지어준 별명이란다.

친구가 경영하는 양계장으로 견학갔다가
그만 차 사고로 화상을 입었다고...
차마 눈 뜨고 똑바로 쳐다볼 수 없는 몰골이었다.
처음엔 거부감이 일었다.
세상에 저런 모습으로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니
할 정도로... 손가락까지 모두 뭉그러졌다.
아내는 2년간의 병 간호 끝에 그만 과로로 죽었다고...
아이가 어느 날 친구들을 데리고 왔는데 어쩌다
뒷방의 방문을 열어 보았단다.
그곳에 누워 있는 사람을 보고 누구냐고 묻자
우리 아빠라고... 친구들이 왜 그리 도깨비처럼
생겼느냐며 그만 돌아가야 겠다고 하자
여기 있는 그림책 장난감 다 가지고 놀아도 좋으니까
같이 놀기만 하자고...
하지만 아이들은 들은 척도 않고 가버리더란다.
아이의 우는 모습을 보고 자책을 하던 아빠는 잠시
자살을 꿈꾼다. 그 누구도 자신이 살아남은 것을 기뻐하지
않을 거란 생각에. 하지만 막상 아이를 두고 가자니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아이가 나중에 아빠에 대해 이야기할 때
얼마나 부끄럽고 괴로워할 것인가. 흉칙한 몰골에 자살까지
한 아빠. 평생 아이의 가슴에 크나 큰 상처로 남게 될 것이
었다. 외모는 흉할지언정 무엇인가 이루어 낸 떳떳한
모습으로 아이의 가슴에 남는 아빠가 되고 싶었다고...
의료보험 법을 우리나라에 최초로 도입한 사람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가 쓴 글이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고...

[길거리 강의]라는 코너였던 것 같다.
초청을 의뢰한 곳엘 찾아 가서
짧은 강의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느 화장품 회사에서 마련한 강의실이었다.
사람들 앞에 서서 이야기를 하는 그 분의 모습은
너무나도 당당해 보였다.
모습이 어떠하든 간에 그 분의 깊은 곳에서
전해져 오는 울림은
어느 멀쩡한 사람들보다 더 훌륭한 영혼의 울림이었다.

그 분은 이야기 끝에 처칠의 이야기를 전했다.
처칠이 영국 런던 대학에서 분 동안
초청 강의를 한 내용이라고 했다.
YOU NEVER GIVE UP!
오직 한 문장~
점층적으로 목소리를 높여가며 반복했던 그 한 문장이
그곳에 있던 모든 학생들을 울렸다고 한다.

그 분은 귀가 없지만 들을 수 있음에 감사했다.
사고 이전 그 분의 모습은 정말 잘난 남자 그 자체였다.
하지만 성형 수술을 몇 십 번 하여 거의 만들다시피 했어도
어쩔 수 없는 흉칙한 얼굴,
그 분이 만일 부정적인 사고로 세상을 살았더라면?
틀림없이 지금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이러한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전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 분은 너무나도 당당한
이미 인간을 넘어선 희망의 소리 그 자체였다.

세상은 넓다. 정말 기가 막힌 일들이 속출하는
세상 속에서 절망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잠시 생각해 본다.
이렇게 멀쩡한 신체를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오늘 밤 그 분의 한 마디가 마음속 깊이 뿌리를 내린다.
YOU NEVER GIVE UP!
살아야겠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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