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차 한잔 마시다 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해 보세요
오늘처럼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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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진 않지만 따사로운 햇빛을 받으며 시작한 하루. 뭘 할까? 부시시한 얼굴을 비벼대며 밖으로 나왔다. 살고있는 곳이 공단지역이라 뿌연 연기만 보일 뿐 탁 트일 만한 곳은 없었다. 다만 곳곳에 녹지가 숨어있어 지나가는 나그네가 쉬어갈 수는 있을 것이다. 유혹에서 벗어난 지 일주일이 되었다. 마음이 개운하고 무엇보다 강한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죄지은 모냥 쥐구멍에서 몇년을 숨어 지냈었나?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 폐인처럼 초라해지기만 했던 생활을 이제야 비로소 청산을 하게 되는구나. 이렇게 즐거울 줄 알았더라면 그렇게 행복할 줄 알았더라면 지나온 과거에 후회하지 않았을텐데....... 하지만 이게 언제까지 갈 지는 모를 일이다. 어느순간 삶에 지쳐 순간의 쾌락을 위해 유혹에 쉽게 빠져들 수 있기때문이다. 안된지. 안되구말고. 다시는 유혹이라는 장애에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진 않다. 남들이야 어떻든 연애를 하든, 돈을 벌든, 자신을 위해 노력을 하든간에 질투같은 바보스런 생각을 지우고 지금까지 유혹에 의해 잃어버렸던 모든 것들을 하나씩 찾도록 해야겠다. 사랑? 글쎄..한창 젊음을 만긱할 나이지만, 워낙 요즘 여자들이 말하는 그런 남자가 못된지라 잠시 접어두고 그저 멀리에서만 바라보며 행복을 느끼는 대리만족으로 지내야 할 것이다.키 작고,외모도 안되고,돈도 없는데다 입담또한 없으니까....
돈? 글쎄...모으면 되겠지. 소비충동을 억제하기에는 힘들다. 하지만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구별할 수 있는 나이가 된 만큼 판단을 잘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아발전? 글쎄...가장 어려운 과제이다. 하고있는 일이 적성에 맞지않고 힘들기 때문에 기술을 익힌다던가, 차고 올라가는 방식은 생각하기 곤란하다. 공부는 해야 하겠는데, 도대체 무슨 공부를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여태껏 방천정만 바라보며 나무늘보처럼 축 늘어져 있는건지도 모른다. 시를 좋아하고 글을 즐기는 게 취미인만큼 그 특성을 살리는 것도 괜찮은 방법 중에 하나이다. 그게 공부와 연관되기 때문에 지금부터 시작하면 늦지않나 싶은 초조함도 생긴다.
그냥 편히 생각하면서 여유를 즐기는 일이 없을까? 하느님은 뭔가 뜻이 있기에 날 선택한 것이 아닌가? 꿈이 뭔가? 평범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 아내에게 사랑받고, 자식에게 공경받으며 나아가 주위의 어려운 이웃에게 자선봉사하며 행복하게 보내는 게 소망이다. 노력없이는 안된다는 걸 알기에 더 답답하다. 노력하기 싫으니까..
아무튼 유혹에서 벗어나 이러한 계획을 생각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을 일인가? 오늘만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오늘만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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