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차 한잔 마시다 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해 보세요
금연일기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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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일기 (19)

여송연

사람들이 많이 모여드는 곳
이를테면 유원지거나 지역별로 봄가을에 열리는
축제마당엔 빠지지 않고 따라 다니는 것이 있지
향토음식점이라는 이름 내걸고도
전혀 향토적이지 않는 포장마차
온갖 조잡한 상품 진열해 두고 호기심과 사행심 부추기는 자들
후미진 곳에선 짜고 하는 야바위꾼들

그런 곳에 이런 사람들이 없다면 어떨까
축제마당이 썰렁할까?
그렇겠지 어딘가는 허전한 것같이
문제는 그런 사람들이 너무 많아버린 것이지
주객이 전도된 것 같이

난 그런 곳에 갈 적이면
사행심 부추김에 스스로 부추겨 그냥 지나치지 않지
이윤 간단해 재미있으니까
어느 해 군항제
밤 벚꽃 구경가서 해 본일
제법 규모 있는 행상 앞에서
다트를 열심히 던져 얻은 선물
긴 여송연 하나

즉석에서 불 당겨 입가에 무겁게 물고선
제법 폼잡아가며 빨아들이는 내 몰골
이건 아니다 싶었다
양볼 홀짝한 미국 배우 클리트 이스트우드
영화에서 여송연 피워 문 모습은 그리도 멋있어 보였는데...
그 사람과 나의 양 볼의 모습은 비슷한 처지라
그런 대로 괜찮을 거라는 내 생각은
한참이나 빗나갔지
서양사람 흉내낸다는 내 생각이 어리석은 거지 뭐

이빨 빠진 냥 패인 양볼
한입 가득 물고 힘주어 여송연 빨아들이는 모습은
마치 틀니 빠진 노인장의 볼과 같았으리라
생각만 해도 징그럽네

21. . 12
금연 이른 아흐렛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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