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하고 싶은 것들

주소복사
여고 시절 국어 시간이었지요. 선생님께서 작문을 내주셨는데 그 때 난 찬양하고 싶은 것들이란 제목으로 무언가를 써서 냈었지요. 대충 기억나는 내용이란 내가 찬양하고 싶은 것들이란 너무도 많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를 읽다 그를 찬양하고 헤르만 헷세의 주인공들의 고뇌에 빠져 헷세를 찬양하고 정말 찬양하고 싶은 대상들은 시시때때로 나를 혼동시킬맡큼 많았다는 내용이었던 것같다. 길을 가다 부딪치는 낯선 이의 얼굴에서 감동을 받고 산사의 스님이나 단아한 수녀의 얼굴에서 숭고함을 느껴 그들은 나의 찬양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모두 비껴가는 세월속에 부질없는 꿈이었을지언정 추억은 아름답다 하지 않던가. 이즈음 내가 사랑하고 찬양하고 싶은 것들이란 보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되었음은 아마도 많이 찌든 내 마음때문인가 보다. 보통 사람? 그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음을 이제야 깨닫다니 난 참 바보인가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내 나이에 맞는 집, 가구 어디에 내 놓아도 자랑할 수 있는 자식 등 얼마만큼의 잣대로 재어야 보통 사람의 수준 평범한 행복속에 살아가는 것일까?참 우습다. 산다는 것이 흔히 말하는 기준치에 못미치면 우리는 실패라도 한듯 우울증에 시달리기까지 한다. 조금 넓지 않은 집에서 조금 못난 남편에 자식에 별 능력없는 자신에 만족하면서 행복을 느낄만큼 우리는 대범할 수 있을까? 나보다 못한 이웃에 눈을 조금이라도 돌려 베풀 수 있는 마음의 여유는 차치하고라도 우리는 잘 나간다는 이웃에 시기와 질투를 느끼지 않는가? 난 정말 보통 사람이고 싶다. 평범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많은 것을 지녀 불행하기보다는 조금 빈 듯해도 채워나갈 수 있는 행복을 가꾸고 싶다. 이 시대의 보통의 사람들을 정말 찬양하고 싶고 힘들게 사는 이들에게 보통의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선사하고 싶다. 다만 마음일지라도.
주제:[수필] j**n**님의 글, 작성일 : 2001-06-05 02:03 조회수 179

글수정

(0)

책갈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