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차 한잔 마시다 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해 보세요
밤손님과 아내의 보물
copy url주소복사
밤손님과 아내의 보물

어느 도시이건 단독 주택가엔 밤손님이 많다고 하더구나
소문에 의하면....
삼십여 년 전 소도둑이 든 이후 여태 밤손님이 찾아들지 않았기에
밤손님 맞는 것에 대하여 심각하게 생각하거나
그 방책을 강구하거나 우려하지 않았어
지금 살고있는 집을 지을 때도 방범 창 달려는 생각은 꿈에도 없었지
창살 안에 산다는 것이 마치 감옥살이하는 느낌이 지배적인지라
아내의 주장에 한사코 반대했어
설사 밤손님이 들지라도
세 놓은 지하층은 어쩔 수 없이 창살을 설치할 수밖에
그건 집주인의 의무사항이라기에.........

밤손님과는 아무상관 없으리라는 내 철석같은 믿음
그 믿음이 깨어지고 말았어
몇 일전 가까운 친척 아주머니께서 돌아가셨기에
어머님과 아내는 몇 일간 장례를 도와야 했었지 밤늦게까지
물론 나도 도와야 했지
그 마지막날 아내 혼자 새벽녘에 집에 닿으니
밤손님 다녀간 흔적이 있어 놀랜 가슴 진정시키고
이곳저곳 살펴보니 있어야할게 없어진 거지

그 손님
그래도 얌전한 손님이더구나
신분증이나 신용카드는 사절하는 취향
오로지 현금과 귀금속 선호형
현금과 귀금속이 많지 않았기에......
현금이래야 고작 육 만원
문제의 귀금속
모두 아내의 보물(?)이였지
몇 점이나 되며 값은 얼마나 되는지를 묻질 않았어
물으면 아낸 속상해 할 테니까

오월 스무 하룻날
이날은 우리의 결혼기념일이자 부부의 날이기도 하기에
몇 년만에 큰맘 먹고 보석목걸이 한 점 선물했는데
아내의 목에 걸어 보지도 못하고
그 손님에게 헌납하고 말았으니
그게 좀 서운하더구나
아직 그 값도 치루지 못했거든
다음달 신용카드 결제 일엔 속이 더 쓰라리겠지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것도 있지
나는 단 한 점의 패물도 없다는 사실
어머님의 패물과 현금은 살아있다는 것
최고의 다행은
우리 아이 둘에겐 아무 일 없었다는 사실

사람들은 흔히들
불행을 당하고도 그 불행에서 벗어나려는 심산에서
그 불행보다 더한 것에 비유하여 위안 받는 것과 같이
우리 가족은 서로에게 위로하였으나
그 날 새벽은 설쳐야 했다 뜬눈으로

잃어버린 아내의 소중한 보물들
빈 보석함에 채워야 할 것인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과 같이
방범 창을 설치해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
심각하게 고민 할 것 같아진다
그 딴 보물
다 부질없는 것이며
쇠창살도 전자식 방범 장치도
난 싫기에............


21. . 29

0개의 댓글
책갈피 책갈피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