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일기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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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않던 짓 하면 일찍 죽는다
금연한답시고 흡연실을 찾지 않았다
건물복도 양 끄트머리에 두어 평 크기의 유리온실 같은 곳이지
그곳은 끽연자들의 안식처이자 동료간 대화의 장소로서 안성맞춤이지
한달 내내 그곳에 발길 주지 않았지
담배 피우고픈 욕망이 살아날까 싶어 지레 겁을 먹은 거지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곳에 가지 않으려고 애쓸 필요가 없더구나
담배 피우는 무리 속에 있어도
끽연의 욕망을 잠재울 수 있어야 되겠다 싶어
어끄제 아침 오랜만에 흡연실을 찾았지
예닐곱의 끽연자들은 자판기 커피와 더불어
얘기꽃을 피우고 있었어
오랜만에 나타난 나를 두고
제각기 한마디씩 던지더구나
그 중의 한마디
『 평소 않던 짓 하면 일찍 죽는 줄 모르나 ? 』
한 바탕 웃음이 피어났었지
사실 그 말이 맞기도 해
그런 말을 증명해준 사례가 주변에 가끔 일어나기도 했으니까
이를테면
술고래가 술잔 내 던지고 제 명줄을 재촉한 것
찢어지듯 가난하게 산 녀석이 어쩌다 횡재수 얻어
부자연습 하다 비명횡사 한 일
여태 아무렇지 않게 잘 살아오다 의사 한마디에
오래 살아 보려고 온갖 까탈과 방정 다 떨다 명줄 늘려보지 못하고 죽는
그런 것들........
난 그들이 내게 던진 말에 대한 내 변명을 충실히 했어
아니 장황하게 설명한 편이지
오래 살려는 금연이 아님을
내 몸 어디가 특별히 편치 않아 금연함이 아님을
몸무게 좀 늘려보려는 생각과
조금은 깨끗해지고 싶은 욕망임을
그리고 나 자신을 검증 해 보려는 것임을..................
흡연실을 나오면서
그 말을 되씹어보니 뒷덜미가 섬뜩 해옴을 느꼈어
일찍 죽을까 봐서.................
난 일찍 죽긴 싫거든
이 좋은 세상 두고 왜 일찍 죽어 어림없지
21. .
금연 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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