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차 한잔 마시다 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해 보세요
잃어버린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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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살을 앓으며 못 견디게 뒤척이게 하는 꿈이 있었다.
어쩌면 지금까지도 미열처럼 남아서 누전된 전류처럼
흐르고 있을지 모른다. 쟁기로 깊게 패인 밭 이랑처럼 가슴에
남긴 혼령주위를 맴돌며 어두운 밤이면 어김없이 찾아와
잠꼬대로 사슬을 푸는지 모른다. 그 꿈 하나로, 살아야 될
충분한 이유가 되었던, 존재하는 가치로서 열정으로 살아가던
그런 세월이 물처럼 흐른뒤에 작은 조약돌처럼 여기 남겨진
나는 어떤 의미로 서 있는 것일까.

아직도 대밭의 바람소리처럼 꺼지지 않고 휘파람을 부는
바람앞에 자꾸만 가슴을 졸이며 귀를 바짝 세우게 된다.

잊어버렸노라. 잊은지 오래라 하며 땅속에 묻어버린 꿈 하나는
봄이되면 언제나 그렇듯이 일렁이는 밑밭처럼 흔들거린다.
철지난 옷처럼 어울리지 않는 꿈은 허수아비처럼 가슴에 황랑한
들판에 한가로이 서있다.
꿈이 있는 청춘... 꿈이 있던 젊음은 얼마나 힘에 넘치는가.
얼마나 힘에 넘치는가. 얼마나푸르르고 생동감 넘치는가.
그러나 텅빈 들녘의 가운데에 봄을 막아서고 잇는 허수아비는
그 얼마나 허전한가. 지난 계절 입혀진 옷가지는 누더기가
되고, 풍요롭던 들녘으로 날아들던 참새떼들 조차 봄동산
숲속으로 날아가 버린... 어찌해 볼 도리없는 절망의 늪
가장자리, 꿈은 그렇게 선 채로 화석처럼 굳어져 간다.
삶이란 그런것이 아닐까. 망성이다 쏘아버린 화살처럼,
사랑이라는게 그런것이 아닐까. 숲속으로 날아간 참새떼 처럼,
영언히 허수아비 주위를 맴돌수 없듯, 날아가는 참새를 잡아둘
수 없듯, 삶이라는 것도, 사랑이라는것도 하룻밤의 길몽처럼
허망한 것은 아닐까. 잠자는 모든이가 꿈을 꾸지 못하듯이,
꿈을 꾸는 모든이가 길몽만을 못꾸듯이... 때론 꿈조차
못꾸는이, 악몽속에서 허덕이는 이, 길몽을 꾸는이...
이것이 세상사일까. 잠들지 않으면? 그래, 꿈도 꿀수 없겠지.
더렵혀진 누더기면 어떠리, 화석으로 굳어지면 어떠리,
악몽이면 어떻고 길몽이면 어떠하리.
잠이깨면 모두다 허망한 아침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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