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계속의 거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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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은 뭣하러 하는가?
다들 전화해서 다 알고 ?
귀찮은 일 끝마치고 집으로 직행하려다가 때아니게 걸려온 전화를 받으며
나는 머리로 생각하고 입으로는 다른 말은 내 뱉는다. 항상 제자리에서
벗어나려 하면 삽시간에 내 팔을 붙잡고 약속시간에 끌려가는 자존심없는
그런 존재로 낙인 찍혀 있다.
모야모야 커피숍에는 옛 친구들이 모여서 잡담들을 하다가 들어서는 나를
물끄러미 보다가 손을 기세좋게 흔드는 시늉을 한다.
반짝반짝 하는 얼굴을 가진 희야는 " 벌금!! " 하고 손바닥 부터 펼쳐든다.
이런관계를 청산하자고 몇번이나 다짐하건만 그 핸드폰 때문에 거짓말도
못하는 실정이다. 아깝다는 듯이 지폐 석장을 희야에게 주고는 원샷으로
물컵을 비웠다. 나를 보는 시선들은 여전하다. 다를것도 없는 의상들에
칙칙한 머리를 겨우 빗고 나온 친구들의 억양은 이젠 한옥타브 높아서
서로가 나무라는 눈빛을 교환할 지경이다.
언제 부터인가 이십대를 넘기면서 부딪히는 갈등들의 요인은 직장을 가지느냐
그리고 연봉이 얼마냐, 애인이 괜찮은 직업이냐, 갖가지 겉 모습으로 우열을
가지다 보니 엄청난 충돌을 피할수가 없었다. 그 때의 시련들은 세월의 흔적을
치르고 나서 모두들 제자리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우여곡절을 겪고나서 더욱 결속력이 강해진 것은 좋은 데, 연례행사처럼 친구들의
상담을 년도마다 듣는 나로서는 이젠 지쳐갈 뿐이다. 무엇이든 친구들의 조언을
듣다보니 남자친구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가버리고 회사 내에는 시간없는
여인으로 오해할 정도이다. 결국 이런 나를 믿고 따라주던 친구들은 한결같이
예전의 나로 있어주길 바래서 " 약속 " 이란 결계를 쳐 놓고 항상 이런 자리를
마련하길 좋하하는 것이다. 끊임없는 이야기를 다 듣고 나면 한잔 하는 시원한
맥주의 맛을 누가 알랴마는 친구들이 좋다해도 나의 인생의 조금의 천국은 선택할
용기를 주었으면 기도할 따름이다. 이젠 벗어나려 해도 없으면 허전한 여인들의
타령이 조금씩 이 맥주의 거품처럼 입맛을 감칠나게 한다. 나란 여자는 생각이
모자란 것이 아닐런지도 모른다. 건망증을 달고 태어난 것이거나... (쩝.쩝.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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