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처음 본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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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그저 호기심일꺼라 생각되었다....하지만 그것은 호기심은 아닌 듯 싶다....미술을 하며 고등학교 2학년을 마치고 이제 입시경쟁 앞에 선 나는 더이상 줄어들 실력 조차 없던 그래서 방황하던 그때 한 동갑내기 소녀 보게 되었다....처음 내 친한 친구에게 말을 건내고 내 자리로 돌아 오던 그때 그 소녀의 이젤에 발이 걸려 그의 이젤이 쓰러질 듯 허나 다행이 쓰러진 않았지만 자리가 약간 변형되었다....조심스레 미안하다는 표현을 하는데....그 소녀 괜찮다는 듯 한번 웃어 주었다....그 웃음....사람 마음을 왠지 모르게 편안하게 해 주었던 웃음에 무언가 홀린 듯 그렇게 그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하지만 그는 내가 다가설 수 없을 만큼 완벽해 보였다....순수한 마음....푸근한 미소....오랜 방황에 더럽혀진 내겐 너무나도 과분하였다....그리 멀리 바라만 보고 있어야만 하였다........몇달이 지났었는지.......이제 입시는 더욱 근접해 내 목을 조르는 듯 하였다........하지만 입시 문제 보다도 입시가 끝나고 나면 그를 볼 수 없다는 생각만으로 또 다른 방황이 시작되었다....참 바보였었는지......들키지 않게 다가서려 했는데......왠지 들킨것만 같았다.....아니 내가 믿던 누군가 그에게 말한 것 같다......그렇게 그는 날 외면하려 했고 더 자신이 없어 졌다....그때 그 소녀의 친한 친구 항상 날 위로하며 아직은 그 소녀 고 3이라는 이유로 부담스러울 뿐 싫어서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난 그런 작은 희망만으로 또 버텨왔다....마침내 입시가 시작되었고 난 숨죽여 그를 응원하 듯 그의 합격 기도하였다....그렇게 한달....입시가 끝나고 그를 볼 수 없게 되었다.....마지막날 학원을 나서는 뒷모습만 멀찍이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그렇게 그는 내게서 아주 멀어졌고 난 또다시 방황한다......대학이라는 곳에 가까스로 갈 수 있었지만 방황한 시간만큼이나 그 댓가를 받은 듯 내 꿈과는 거리가 조금 먼 것을 배울 수 밖에 없었다.....한동안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느라 그를 잊는가 하였지만 그는 아직 내 기억속에 맴돌았다.....그 소녀의 목소리....얼굴 볼 수 없어도 그려지듯 생생히 기억되었다....그런 사실이 더 힘들었고 무엇보다 적성에 맞지 않는 것을 배운다는 것도 힘들어 방황이란 것을 이어가야만 하였고 입학 당시 세웠던 일등의 꿈은 그렇게 접혀 나중에는 겨우 F학점을 막는 것으로 한 학기가 끝났다.....방학동안 내가 한 것이라곤 술자리 밖에.....대학에서의 첫 방학을 그렇게 허무하게 보내고 있었다.....그럴 무렵 그 소년 소식 아는 어느 사람이 내게 전해 주었다....그 소녀 나 아닌 다른 좋은 사람 만나 행복하다며.....그 소식 듣는 날 비가 많이 왔고 난 그 비만큼 울었던것 같다......얼핏 유치하지만 아마도 장대처럼 쏟아지던 슬픔과 비슷해 보였다....그 소녀 행복하다니 때론 기쁘기도 하지만 내가 될 수 없었다는 사실이 서럽기만 하였다.....다짐한다....다시는 사랑 믿지 않겠다고 하지만 그가 돌아 온다면 이 다짐도 무너져 내릴 것 같다.....지금은 그 소녀 웃는 모습 떠올리며 그의 행복 빌어주는 내 모습이 너무 초라해 보인다.....
주제:[수필] 슬**영**님의 글, 작성일 : 2000-09-16 00:00 조회수 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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