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견디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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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지그재그로 공간을 가로지르면서 떨어지는 낙엽하나가 그 순간엔 다른 모든 것들이 정지된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
가을이었다....
나의 삶에 가을이 몇번이나 찾아왔던가
가을 부적응증- 번번히 가을앓이를 심하게 했던 것 같다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운 건 죽음을 앞둔 시점이 아닐까.
사랑하는 이들끼리의 이별보다, 더 슬프고 고통스러운 건 이별을 예감한 그 시기부터이듯이.
아무 이유없이 가라앉아가고 무기력증이 느껴지며 가슴에 훵한 구멍이 뚫린 것 같다면,이유없는 눈물과 주체할 수없는 쓸쓸함.
그것의 정체는 가을앓이다.
일상의 바쁨에 ?i겨 있고 열심히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슴 한쪽이 허전한 것이다.
대상없는 그리움....
그것이 나의 가을이었다
이 가을엔 반할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남자이건 여자이건 향기가 강한 사람 하나 볼 수 있다면 좋겠다
사람에게 잘 반하는 난 같은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여자에게 반해 그 사람을 ?i아간 적이 두번이 있었다
하나의 흐트러짐도 없이 새까만 머리카락을 단아하게 빗어, 쪽을 짓고 하얀 저고리에 까만 한복치마를 입은 "정녀".그 뒷모습에 반해 눈을 떼질 못하고 계속 따라걸어갔던 일이 어제처럼 선명하다
그렇게 길지도 그렇게 짧지도 않은 시간을 살아오면서 그 어느 순간이 각인되는 일들이 있다.
누구와의 대화...누구와의 만남,시선.
그런 장면들이 어떤 사건보다 더 기억에 강하게 박히는 것이다.
또 한번은 속리산 어느 절에서 만난 비구니였다.
파르라니 깎은 머리에 청초하고 앳된 얼굴,맑은 시선...
난 탱화전시회를 보는 척하면서 사실은 그녀를 더 쳐다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어쩌면 내가 이상한 사람인가도 모르겠다
이상하게도 그런 모습들에 끌린다
아...
이 가을엔 가슴에 스스로 상채기를 내고 고통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녀들처럼 단아해지고 싶은 가을이다
절제와 인고에서 오는 수도자를 닮고 싶다
그래서 스스로 충만해지는 법을 이 가을엔 터득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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