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차 한잔 마시다 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해 보세요
너랑 커피 한 잔 할 수만 있다면...(2부작-2)
copy url주소복사
너랑 커피 한 잔 할 수만 있다면...(2부)



그녀에게 다가섰다. 그리고 용기있게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내 뱉었다.
"저기 뭐 하나만 물어볼께요."
부산이라 사투리를 쓸까도 했지만... 능숙한 서울말로 말을 걸었다. 더욱 자신있고 세련되어 보이니까... 적어도 부산사람들 한테는...
"네..."
"혹시 저랑 같은 초등학교 나오지 않으셨어요?"
순간 그녀는 고객에게 대하던 침착성을 잃은 듯 말 문을 잘 이어가지 못하고 이리저리 골똘히 생각을 하고 있었다. 곤혹스러워하는 눈초리였다. 왜 일까... 저런 얼굴에선 분명 아니예요... 란 말이 나올 것만 같았다.
"아니예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흐....
손을 절레절레 흔들며... 강한 부정을 하던 그녀...
"죄송합니다."
얼굴을 최대한 지면에 가깝게 숙이구선 신속한 동작으로 은행 밖을 나왔다.
터미널까지 다시 걸으며... 아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가졌다. 똑같은 길을 걸으며 이렇게 다른 생각을 해 보긴 또 처음일 것이다.
너무나 민망했고 거기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마치 날 비웃는 것만 같은 느낌에 사로잡혀 얼굴히 식혀질 생각을 않았다.
그저 자신을 위안했다. 최소한 궁금한 것은 풀었노라고... 아마 물어보지 않고 그냥 갔더라면 평생을 두고 후회를 하지 않았을까... 그래... 이렇게라도 날 달래야 한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꿈만 같은 제대를 했다. 정말이지 너무나 신기했다. 나도 제대라는 것을 하는 구나...란 생각에 도취되어 이세상의 어떤 일이라도 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름대로 바쁜 시간들을 보냈다. 일자리를 구하며 저기저기 돌아다녀 보기도 하고 난생 처음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써보기도 했다. 이런 저런 자료를 수집하느라 인터넷 사이트를 둘러보기도 했다.
그러다 또 한가지 흥미있는 사이트를 발견했다. 옛 친구나 동창생을 찾아주는 사이트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입해서 이리저리 둘러보니 마침 내 또래에 졸업을 한 초등학교 동문 동아리가 있었다.
마치 옛친구를 당장이라도 만나기나 한 듯 기뻤고 이런 저런 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렇게... 한 2일이 지났을까... 난 내 생애 잊지 못할 뜻밖의 메일을 받게 되었다. 잠시나마 잊고 지냈던 명찰속의 그이름... 바로 그 이름에게서 이멜이 날라 온 것이었다.
또 다시 흥분되었다. 의외의 수확이라고나 할까... 그 친군 그 뒤로 이름을 떠올리기 조차 두려웠는데... 이렇게 멜이 날라올 줄은 꿈에도 상상을 못했었다.
난... 인터넷에 백번 천번 감사를 했고... 이멜에게도 천번, 만번 감사를 했다.
이 멜을 클릭해서 받아본 그녀의 글은 바로 이랬다.


[야~~~~~~~~반갑다
[전에 너 나 봤지???
[아 기억난다 라고 이얘기 했는데
[너 죄송하다면서 가더라
[언뜻 이름보니까 너던데.... <작가왈 : 군복을 입고 있었으므로... 나 또한 명찰이 있었음>
[아님 말구....
[난 모처럼 휴가라서 pc방에서 죽치고 있다
[진짜 함 뭉치자!!!!!!!
[안뇽!!!!!!!

이 내용은 내가 다시 적은 것이아니라... 그녀가 남긴 글을 그대로 카피해서 올려 놓은 것이다.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너무나 황당한 말... 아! 기억난다라고 했더니 내가 죄송합니다라고하며 가버렸다는 거...
우와... 정말... 거짓말 치곤 너무나 완벽한 거짓말이다. 분명 아니라고 해놓구선... 내가 지금 정신이 약간 혼미할 것을 예상하고 쓴글인지... 아님... 진짜 기억난다고 그랬었을까?
뭐...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다시 연락이 되었으니까...

그 뒤로 난 그녀와 한번 이멜과 쪽지를 주고 받으며 서로의 연락처를 알게 되었다. 정말 많은 발전이 있었음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지루한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님도 아마 부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난 정말 그녀를 사랑한다. 모르겠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옛날 초등학교 시절 그때의 순수한 맘 그대로 그녀를 사랑한다.
하지만 이런 말을 그녀에게 해 본 적이 없다. 초등학교 때에도 지금에도 유일한 공통점이라면 가까이 두고서도 내 맘을 전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사실 연락처를 받았지만... 전화를 해 본 적도 없다. 부담은 없지만 조심스러워지는 이유... 그 이유를 아는 사람 있을까?

가끔이지만... 그녀와 따스한 커피한 잔을 나누는 상상을 한다. 난 정말이지 그 상상을 하고 있을 때면... 너무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아마... 그녀는 모를 것이다. 이런 외딴 사이트에 내가 사랑을 고백해 놓은 것을...
아마도 평생 죽음이 닥칠때 까지도 그녀는 알 수 없을 것이다. 누군가 이 사실을 말해 주기 전까지...
영원히...
0개의 댓글
책갈피 책갈피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