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차 한잔 마시다 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해 보세요
#잊혀지지 않는 사람# 추억. 그리고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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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남아있는 기억의 한자락이라도 놓치 않으려고
몸부림치고 있는 내가 있기에 잊혀지지 않는 사람.
백사십이통의 편지와 사진 두장으로 남아버린 사람.
너구리 라면을 너무도 좋아해 생일선물을
라면 한박스로 대신 받아가던 사람.
안개꽃 한다발을 내밀며,
"천송이 보다 많을꺼야"하며 껄껄웃던 사람.
기숙사앞 기차소리에 잠을 잘수 없다며
기찻길을 들어 다른곳으로 옮겨달라고 내게 떼쓰던 사람.
사진한장 달래는 말에 밤새 골라낸
사진을 보며"째려보면 어쩔꺼냐고 "놀려대던 사람.
시를 사랑하게 만들어놓고
그리고 그 시한편에 떠나간 사람.
그와의 3년이 지나고
년이라는 시간이 더흐른 지금..
사진 대신 앨범가득 채워진 그의 편지...
낯익은 글씨체.
몇번이고 읽어 이제는 외워버릴것 같은 구절들...
머리에 하얀 서리가 내릴때까지 내곁에 있겠다던...
그리고는 말한마디 없이 사랑한다는 말한마디 못하고
카드 한장남겨두고 나를 떠나간 미련한 사람.
같은 하늘아래
지금은 누군가의 연인이 되어.
그때처럼 다정한 목소리와
가슴깊이 와닿는 그 편지들로
누군가와 사랑을 하고 있겠지.

세 추억1 세
무작정 그대가 좋았다.
세상에 태어나
맨먼저 해와 친해진 어린 식물처럼
다가 갈 수 없는 거리에서
바라만 보는 이유는
세상과 해 사이에 놓인 거리때문이다.
그래서 세상에는 해와 해바라기 처럼 바라만
보고 사는 사람이 많치 않은가.
그대 아는가.
해와 해바라기 처럼 살아가는
우리의 채워지지 않는 거리를
햇살 한번 반짝이지 않는
그대 무심한 마음을
진정 알고 있는가

망설이다 망설이다 받아든 수화기에
떨리던 음성.
"집앞이야"
아무말 없이 전화를 끊고 옥상에 올라가
큰 길가 공중전화 부스앞에 서성이는 그를 보았다.
웬지 모르게 초췌해진 모습에.
가슴이 저려왔다.
차마 대문을 열고 달려나갈 용기가 나지 않아.
길 반대편을 돌아 그가 서있는 정류장을 지나쳐
한참을 걸어 갔다.
바보같이... 늘 그모양이었다.
내가 쳐 놓은 가식의 벽이 나를 힘들게 하고,
그까지 힘들게 했다.
그리고 그후 그를 보지 못했다.
합숙소에 전화를 걸어도 누구하나 바꿔주는 사람이 없다.
내가 피했던것 처럼 그도 나를 피하는 구나 생각하니..
눈물이 날려고 했다.
시합도 얼마 남지 않았다던데...
모두들 안절부절 내전화에 초조해 했다.
"혹시 누나는 몰라요? 형이 어딨는지? 시합도 얼마 안남았는데..
말도 없이 나가서는 아직 까지 들어오질 않네요.
겨우 둘러대서 코치는 모르는데 알게 될까봐 걱정이네요"
바보같이...
숨어버리다니...
그럴처지도 못돼면서..
그리고,
몇번을 접었다 폈다 했는지 구김이 잔뜩 간 편지 한통.
[정리하려고 여행을 왔다.
무작정이란 말이 어울리겠다.
내가 떠난 여행은 무작정이다.
그런데 무작정 떠나왔기 때문일까.
모든걸 접어 두고 털어버리고 싶었는데..
걱정 되는것이 하나 둘이 아니다.
어제는 낚시꾼들 틈에 끼어 소주도 얻어 먹고...
낚시대 없이 강물을 바라보자니,
나를 어지럽히고 있는것이
니가 아닌 나 자신이었다는걸 알았다.
내가 너무 널 그자리에 세워 두었던것 같다.
안고 싶을때 안아버리지 못했음을
보고 싶을때 니 앞에 당당히 나타나지 못했음을.
갖고 싶을때 널 갖지 못했음을..
말하고 싶을때 말하지 못했음을 뼈져리게 후회하고 있다.
2일 밤차로 내려 간다.
새벽시정도면 도착하리라 생각한다.
그때 니가 나와 주면 너를 한번 안아보리라 다짐하면서
이편지를 쓴다.
그때 제발 안개가 자욱이 낀 새벽이길 바라며..
그래야 용기가 날것 같다.]

난 그날 밤잠을 설치고 어김없이 시를 향해 다가서는
시계초침을 바라보며 한숨만 쉬고 있었다.
마음은 이미 기차역을 향하고 있었지만.
나는 애궂은 베개잎만 적시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새벽엔 안개가 자욱히 비까지 내리고 있었다.

세세추억2세세

슬픔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그안이 환하다.
누가 등불 한 점 켜놓은듯
노오란 민들레 몇점 피어있는듯
슬픔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그 민들레 밭에
내가 두팔 벌리고 누워 있다.
눈썹 끝에 민들레 풀씨같은
눈물을 매달고서
눈을 깜빡이면 그냥 날아갈 것만 같은....

군대에서 맞는 첫생일이라고..
친구들이 옆에서 신경좀 써주라고...
맘이야 그러고 싶은데..
하필이면 일직이라..
대신 친구를 보냈다.
케익과 선물을...
기대도 않고 있었나보다.
그는 부대 안에 없고..
시합구경 나갔단다..
친구가 2시간을 기다려서 만났는데...
난줄 알고 뛰어나오던 그가
갑자기 굳어진 얼굴로 한참을 면회실을 두리번 거리다,
케익을 받아든 친구를 보고는.
실망의 빛을 감추지 못했단다.
아무말도 하지 않고 고맙다는 인사말을 전해 달라며
뒤돌아서는 그의 어깨가 너무도 가슴 아프더라며..
꼭 전화해줘라 하며 어깨를 치고 가는 친구..
미안해서 ..
미안해서 볼수가 없었어.
예전처럼 너구리 라면 한박스를 들고
함박웃음지을수가 없어서...
그랬다고..

세셌上?3세세

나무는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 걸까?
그러나 굳이 바람이 불지 않아도
그 가지와 뿌리는 은밀히 만나고
눈을 감지 않아도 그 머리는 서로의
기대어 있다.
나무는 서로의 앞에서
흔들리지 않기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걸까?
누가 굳이 와서 흔들지 않아도
그 그리움은 저의잎을 흔들고...

고목나무가 되고 싶다고 했다.
늘 지친 내가 쉬어가는
내 이마의 땀을 씻어주는 바람을 만들어주고
내 눈을 찡그리는 빛을 막아 그늘을 만들어주고.
언제든지 기대어 앉아 갈수 있는 기둥이 되어주는
그런 고목 나무가 되어 변함없이 나를 기다리겠다고..
얼마든지 헤메다 와도
늘 그자리에 서서 나를 기다리는
오래된 고목나무가 되겠다고..
내가 두팔을 벌려 안을 수 없을 만큼
넓은 가슴의 고목이 되어
나를 기다리겠다고
그런데
그자리에 고목 나무는
목이 잘려진채.
잘목하게 남아있다.

세? 추억 세세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사랑은 그 후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안개처럼
몇겹의 인연이라는 것도
아주 쉽게 부서지더라...

온종일 궂은 날씨에 건조대에 널어둔
빨래가 잘 마르지 않았다.
조금 들마른듯한 청바지를 걷어 입고서
버스에 올랐다.
버스가 신호등앞에 멈춰설때..
벚꽃향기에 재채기가 나왔다.
봄이구나!
그때 마침 지나치는 검은 승용차위에 젖은채로 붙어 있는
하얀 벚꽃잎들..
벚꽃나무 밑을 지나쳐 왔으리라. 분명
나는 벚꽃을 맞을 여유도 없이 지내 왔구나..
내머리위에 벚꽃가지를 마구 흔들어 놓으며
"봐! 니가 원하면 봄에도 눈을 맞게 해줄수 있쟎아?"
하며 미소짓던 사람..
계절에도 향기가 있다고..
추억이 짙을 수록 그향기는 진할수 밖에 없다고...
사람마다에도 향기가 있다고..
그날 난 왜 하루종일
재채기를 했는지..
덜마른 청바지 때문이길 바라며...

세셌上竊세?

살아갈 날들보다
살아온 날이 더 힘들어
어떤 때는 자꾸만 파랭이 꽃을 쳐다본다
한때는 많은 결심을 했었다.
타인에 대해
또 나자신에 대해
나를 힘들게 한것은
바로 그런 결심들이었다.
이상하지 않은가
삶이란 것은
자꾸만 눈에 밟히는 파랭이꽃
누군가에게 무엇으로 남길 바라지만
한편으로는 잊혀지지 않는게 두려워
자꾸만 쳐다보게 되는
파랭이 꽃

그가 내가 아르바이트하는 백화점에 찾아왔다.
나는 한눈에 많은 사람들 사이를 해집고
나를 찾고 있는 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유난히 키가 큰 그를 누구라도 그랬으리라.
먼저 발견한 나는
그를 부르지 못했다.
치마를 입은 모습은 정말 보여 주기가 싫었기 때문에..
얼른 화장실로 숨었다.
그리고 한참후에
나와 보니 그는 없었다.
아니 어디쯤에서 나를 찾고 있었으리라.
삐삐에 멧세지를 남겼다.
생맥주 한잔 하려고 찾아왔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너처럼 예쁜애가....
피이~~~
웃음만 나왔다.

세추억세?

무슨 여자발이 그리도 크냐고..
하얀 눈밭을 지나쳐 가는 내 발자국을 보고
소리친다.
넓적한 발때문에
워커와 단화 운동화를 좋아했던나.
그의 말한마디로
작아보이는 구두만 신는다..

무슨 여자가 손은 그리 크냐고..
한대 맞으면 전치주라고..
그때부터 난
기인열전에 나가려고 했던
주먹 입에 넣는 나의 특기를..
포기해야 했다.

돈벌면 내 웃음부터 고쳐야 겠다는 그의 말에
껄껄대던 웃음소리가.
덧이 활짝 드러내는 미소로 바뀌었다.

그런데 지금은 예전처럼..
껄껄껄 웃어도 뭐라하는 사람 없다.

세셌上?7세세
한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죄짓는 일이 되지 않게 하소서
사랑으로 하여 못 견딜 두려움으로
스스로 가슴을 주어 뜯지 않게 하소서
사랑으로 하여 내가 쓰러져 죽는 날에도
그이를 진정 사랑했었노라고 말하지 않게 하소서
내무덤에는 그리움만
소금처럼 하얗게 남게 하소서

밤새내린 이슬이 마른 아스팔트를 적시던
새벽녁..
차량이 뜸한 도로위 노란중앙선을 따라 걷던 그때.
손목 한번 잡기가 힘이 들어.
내 옷깃이라도 닿을라 치면 어색한 미소를
짓던 그의 모습.
헤어지기가 싫어 밤새 오가던 그 길들...
숙소앞 플라타너스는
보았을 것이다.
순수했던 그의 사랑을...
합숙소의 통금시간을 넘겨 들어가느라..
플라타너스등진 담벼락을 한손으로 거뜬이 넘어대던
그의 모습을....

세세추억세세
지는 저녁해를 바라보며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
날 저믄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
잠든 세상 밖으로 새벽달 빈 길에 뜨면
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
저무는 섬 하나 떠올리며 울었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해마다 첫눈으로 내리고
새벽보다 깊은 새벽 섬 기슭에 앉아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

그의 학교 앞을 지나갈때면...
그가 뛰던 체육관 파란 지붕을 바라볼때면...
그와 함께 바라보던
플라타너스가 푸른 잎을 날릴때면
그가 들어 없애 버리자던 기찻길을 바라볼때면
문득 그가 떠오릅니다.
그와 함께 앉아 보았던
놀이터 벤치위에 머뭇거리다 살며시 앉아 봅니다.
오지 않을 사람을 기다리는 일이
이렇게 가슴이 아플꺼라고는 예전에는 몰랐습니다.
그를 무작정 기다리게 했던 그때는 몰랐습니다.

세세추억9세세

수많은 사람 사이를 지나고
수많은 사람을 사랑해 버린다음
비로소 만나야 할 사람
비로소 사랑해야 할 사람
이 긴 기다림은 무엇인가
바람같은 목마름을 안고
모든 사람과 헤어진 다음
모든 사랑이 끝난다음
비로소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여
이 어쩔수 없는 그리움이여

그의 편지 공세가 시작되던 해
흐트러짐 없이 곧게 써내려간 반듯한 글씨체
어디서 베껴냈는지..
아름다운 시한편...
그렇게 우리의 인연은 시작되었던것 같다.
이러다 말겠지..
답장이 안오면 끝나겠지...
하고 넘어 갔던 편지는 어느새 열통을 넘어가고
하루에 한통씩 어김없이 배달되지는 편지를
나는 어느새 기다리고 있었다.
열통째 편지.
"열번 찍어 안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열통만 보내겠습니다."
그리고 끊긴 편지
나는 어느새 펜을 잡고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있었다.
낡은 시집을 뒤적여 가며....

세셌上?9세세
네가 등을 보인 뒤에 냉이 꽃이 피었다.
네 발자국 소리나던 자리마다 냉이꽃이 피었다.
약속도 미리하지 않고 냉이꽃이 피었다.
무엇하러 피었나 물어보기전에
냉이 꽃이 피었다.
쓸데 없이 많이 냉이꽃이 피었다.
내 이 아픈게 다 낫고 나서 냉이 꽃이 피었다.
보일듯 보일듯 냉이꽃이 피었다.
너하고 둘이 나란이 앉았던 자리에 냉이 꽃이 피었다.
너의 집이 보이는 언덕 빼기 냉이꽃이 피었다.
눈물을 참으려다가 냉이꽃이 피었다.
너도 없는데 냉이꽃이 피었다.

"당고개행 열차 출입문을 닫습니다."
지하철 안내멘트에 눈을 떴다.
부랴부랴 뛰어나와 전철역을 겨우 빠져나왔다.
갑자기 쏟아지는 햇살..
갑자기 현기증이 나려고 했다.
어둠에 익숙해지기 까지가 힘들었듯이..
이제 저 햇살에 익숙해지려면
또 얼마나의 시간이 내게 필요 할련지...

세추억1세

부칠데는 없지만 써야 겠다고
오늘도 꽃 그늘에 나왔읍니다만는
한낮이 기울도록 한자도 못쓰는데
심술처럼
얼굴가린 바람이와 꽃가지를 흔들자
내볼을 간질이며 간간이 진 꽃잎이
내말대신 편지지에 자리잡을때
내옷에 촉촉히 스민 모련향
내가 쓸말 대신 향내만 촉촉한
이대로 접고 봉한 이편지를 받으실
어디먼데 누구라도 계시면 좋겠습니다.

고향집으로 배달되어온 편지한통
7장의 긴편지 가득
그의 향내가 나는 듯 했다.
커피를 끓여 놓고 오는중이라고 시작되는 서두
커피향까지 나는듯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햇살드는 마당한켠에
앉아 읽던 그의 편지가 내게 주는 행복이란...
예감하지 못한 첫번째 이별
그 짧은 행복감 마저 빼앗아버린 7장의 편지
그리고 시작되었던 첫번째 이별..
그 편지와 함께 입대를 맞이한 그...
편지는 내게로 오고
그는 훈련소로 향하고...
가슴이 미어졌다.
말한마디 없이 그렇게 가버린 그가...

세셌上?11세?

이마에 난 흉터를 묻자 넌
지붕에 올라갔다가 별에 부디친 상처라고 했다
어떤날은 내가 사다리를 타고 그 별로 올라가곤 했다.
내가 시인의 사고방식으로 사랑을 한다고 넌 불평했다.,
희망없는 날을 견디기 위해서라고
난 다만 말하고 싶었다.
어떤날은 그리움이 커서 신문처럼 접을수도 없었다.
누가 그걸 옛수첩에다 적어 놓은걸까?
그 지붕위에 별들처럼
어떤것이 그리울수록 그리운 만큼 거리를 갖고
그냥 바라봐야 한다는 걸....


손을뻗어 닿을듯한 아지랭이 같았던 사랑
안아놓고 보니 물안개 처럼 가슴속으로 부서지던 사랑.
돌아누워 보니 베게닢 가득 젖어버린 사랑.
주소없는 편지처럼
붙힐수가 없었던 편지처럼.
그렇게 내 가슴속 소랍속에
그대로 담아두어야 했던 사랑.

세추억12세
사람들은 저마다 내게 안부를 묻는다.
사막은 얼마나 생각할 것이 많으면
그렇게 한생애를 길게 잡았을까?
소금은 얼마나 인생의 짠맛을 보았으면
그렇게 하얗게 질려있을까?
얼음은 얼마나 고뇌에 차면 그렇게
마음을 차갑게 닫고 있을까?
우물은 얼마나 후회가 깊으면
그렇게 마음 깊이 눈물을 감추고 있을까?
심해어는 또 얼마나 마음을 강하게 먹었으면
그렇게 심해의 압력과 어둠을 견디고 있을까?
별은 또 얼마나 말못할 과거가 많으면
그렇게 먼곳까지 달아나 있을까?



물안개처럼 부서져 버린
그 인연의 파편들이
그리움의 기억한곳에 박혀
시간이 지나
잊혀질 만도 한데
가끔씩 미세하게 작은 통증으로
내게 다가오곤 한다.
나쁜 자식...
이제는 변명조차도 할수 없게
내게서 달아나있다.



세추억13세세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거운 것이다
매미는 아는 것이다.
사랑이란
이렇게 한사코 너의 옆에 붙어서 뜨겁게 우는 것임을
울지 않으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매미는 우는 것이다.

그에게 편지가 왔다.
화장실에서 쓰는 편지라고
가끔씩 훈련소 운동장의 흙바닥을 기며
내 사진이 닳을까..
조바심이 난다고...
훈련이 끝나면
아마도 사진속의 내 얼굴이
지워져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그에게 편지가 왔다.
나는 앨범을 뒤떼233여
미소 가득짓고 서있는
사진한장을 골랐다.
그에게 보내기 위해...

세셌上?1세세

소금별에 사는 사람은
눈물을 흘릴수가 없네
눈물을 흘리면
소금별이 다 녹아 버리기 때문
소금별 사람들은
눈물을 감추려고
자꾸만
눈을 깜빡이네
소금별이 더 반짝이는건
그 때문이지...

자꾸 팝콘을 흘리며 먹느냐고..
여자가 칠칠맞게
다섯개를 집으면
네개가 떨어진다고...
턱이짧아서 그런가? 하고 놀려대던 사람.
그런 구박에도 난
늘상 술자리에서의 팝콘을
바닥가득 하얗게 흐트려 놓고는 했는데..
낡은 재즈빠 한구석
내 앞에 수북히 쌓인 팝콘들...
난 이제 팝콘을 흘리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러 하나를 떨어뜨려본다.
눈물 한방울과 함께...

세셌上?1세?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느느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었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그와 헤어지고 나서
난 무엇인가를 잃어버린 사람처럼
무작정 걷기만 했다.
그와 걸었던 그 수많은 시간들을 되새기며...
지하철 플랫폼을 빠져나와
정류장 앞에 섰다.
"지갑이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가 않았다.
주머니속에 버스표 한장...
그나마 버스까지 잘못타서...
허허 벌판에 내려선 나..
눈물조차 나오지가 않았다.
난지도의 둑을 걸어
자정이 넘어서야 도착한 집..
온몸은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식구들이 내 앞에와서 잔소린지 뭔지 모를
소리를 하고 가지만
내 귀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다만... 버스표 한장에
나를 맡기고 그 버스가 잘못탄 버스인걸
알았을때.. 내가 느꼈던 그 공허와 허탈함이란...
몇시간을 쾌쾌한 난지도 길을 걸으며..
난 깨달았다.
내가 얼마나 엄청난 실수를 했는지...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 쓰고
베개닢으로 입을 막았다.
슬퍼도 슬퍼할수 없는 내모습이 너무나 불쌍했다.

세추억1세
그것은 갑자기 뿌리를 내렸다.
뽑아낼 새도 없이
슬픔은
질경이와도 같은 것
아무도 몰래 영토를 넓혀
다른식물의 감정들까지 건드린다.
어떤 사람은 질경이가
이기적이라고 말한다.
서둘러 뽑아 버릴수록 좋다고
그냥 내버려 두면 머지않아
질경이가
인생의 정원을 망가뜨린다고
그러나 아무도 질경이를 거부할 수는 없으리라
한때 나는 삶에서
슬픔에 의지한 적이 있었다.
여름이 가장 힘들고 외로웠을 때
내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오직 슬픔만 있었을뿐...

하루종일 비가 내리든날
푸른빛이 나는 브라인드를 걷었다가 다시 닫혔다가..
낡은 시집을 들척거리다가...
라면을 사러 슈퍼에 나왔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가 좋아하던 너구리 라면을 집어들었다.

세추억17세
그의 편지 하나

[찬바람이 여인의 가녀린 어깨를 매만지듯
앙상한 가지를 흔들고 지나칠 때
난 슬픔이라는 것을 느꼈다.
끝이 없는 시간속에 내가 할수 있는건 지친 한숨과
의미없는 기다림뿐이다.
놀이터 벤치에서 공중전화기 까지의 거리는 약 12분 거리다.
오늘 그 길을 몇번이고 왔다갔다 했는지 모르겠다.
벤치에 앉아서 하늘을 보았다.
긴 담배연기 만큼이나 뿌연하늘에도 별이있더구나...
그나마 기다림에 지친 나를 위로 해줄겸
하늘이 내게준 작은 배려가 아닐까 한다.
하늘을 향해 손을비벼대고..
놀이터의 모래사장을 괜시리 차다가..
이제서야 돌아왔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세월이 ...
저 하늘의 별처럼 너와 나사이를 멀어지게 한건 아닐까..
왜 자꾸 니가 뒷걸음을 쳐서 나에게서
멀어지려 하는지...]

세셌上?1세세
편지 둘...

[건강하지?
난 잘있다. 이젠 두렵다. 너에게 펜을 든다는 것이
아직도 내 감정엔 변함이 없는데
아니 좀더 솔직히.. 너에 대한 내맘은..
아니다.
2월 3일 나 퇴소식 한다..
오늘따라 떡라면이 무지 먹고싶다.]

떡라면에 계란을 넣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가슴한구석 차고 올라오는 슬픔에..
주저 앉았다.
퇴색한 편지한장을 가지고 떡라면을 끓이고
앉아있는 내가..바보같이...

세추억19세?
그리움에 목매여 써내려가던 편지위에 떨어진 방울은
빗방울이었을까.. 아님 눈물이었을까
자줏빛 커텐 사이로 새어나오는 찬기운 또한 비때문이었으리라.
그리고 그 때문에 찾아든 한솥기 또한 비때문이었으리라.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았던 내 알량한 자존심의 진실들도
저 비 때문에 고백해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내게 있어 가장 무서운 것은
내게 있어 가장 나를 약하게 만드는 것도
이별 앞에서 슬퍼해야 하는 내 앞에서
마구잡이로 쏟아지고있는 저 비 때문이었고
흙탕물되어 내게 튀어버린 저놈의 비때문이었으리라.
무심히 쏟아지며 젖어라 소리치는 비에게
적셔달라 소리치는 나..
그앞에서 어쩔수 없이 울어버린 나..
분명 비때문이었다.

세추억2세?

유리장식장 진열대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작은 종이배
나를 생각하며 2년이라는 긴세월을 하나씩 접었다는 은색 쪽배..
어디서 그냥 산걸꺼야.. 이걸 접었을 리가 없어..
하며 솔직히 말하라고. 무슨 남자가 이딴걸 접느냐고..
난 그렇게 구박을 했었지...
그렇게 많은 배를 선물하면서 내게 말했지..
배를 선물해서 배처럼 떠나는 건 아닐테지?
난.. 너의 항구니까 언제든지 와서 머물러라..
긴 항해는 하지 말아줘..라고 넌 말했지..
난 돌아가고 싶은데..
맞아줄 항구가 없어.. 그걸 알까?

세추억21세
조병화님의 남남이라는 시가
어떤시였더라...
그와 헤어져 잊혀진 시간만큼이나..
그 많던 추억들도 잘 생각이 나질 않는다.
그가 보내온 시한편..
아마도..
내가 네게 줄것이 아무것도 없다..
나는 바라는것도 없었는데...
그사람은 늘 누군가를 만나면서 헤어질 것을 예감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바보같이 사랑하면서도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그런 어리석은 사람..
어떤 누군가와 다시 사랑을 하고 있다면
바보처럼 떠나보내지 않기를...
나는 간절히 바랄뿐이다..

세그리움1세
신호등을 건너려다 말고 깜짝 놀라는 나를 발견한다..
문득, 그의 향기가 느껴지는 계절이 오면...
그와 함께 걸었던 그 길가에서
그때 흐르던 음악이 들려오면..
낮익은 옷차림에 비슷한 사람만 보면..
어디선가 나를 부르는듯한 낮익은 음성이 들릴때도..
가끔 가슴 손끝이 저린 듯한 슬픈 멜로 드라마를 볼때도..
나는 생각한다..
그리움의 끝은 어디까지 일까...


세그리움2세

내 방안에 바싹 말라..
바스락 거리는 그 여린 꽃잎하나
애처롭게 달고 있는
붉다못해 검은 장미 한송이 있습니다.

나는 작은 침대에 누어
넓은 벽 한구석에 기댈곳없이 서있는
장미를 바라봅니다.

그 붉던 열정도 다 말라
어쩜 그렇게도 창백한지..
지워진 립스틱처럼 여기저기
하얗게 먼지까지
쌓이고
나도 모르게 마른 내입술에
혀를 대어 봅니다.

나도 장미처럼
말라가고 있었습니다..


세선琉?움3세?

촌스러운 스탠드 하나를 샀습니다.
책상위에 올려 놓고...
스탠드 하나에 의지 해서
편지를 쓰고 싶어서...

불을 끄고
스탠드 불빛을 바라봅니다.
촌스러운 스탠드의 꽃무늬가
그림자를 드립니다.

너무 촌스럽구나 생각이 듭니다.

노란색 물감으로 천을 물들였더니.
어느새 노란 국화꽃 한송이 꼽아놓은 듯
방안이 환해 집니다..

나도 색을 치러야 할까봅니다.
하얀 물감으로
내 낙서투성이의
.7 볼펜 똥 여기저기 잔뜩
묻혀진 내머리와
내가슴위로
하얀색 물감을 칠해 보려 합니다.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게...

세그리움 세?
너와 헤어질 결심하던날
온몸에 열이 펄펄 끓어서
한번만 만나달라는 그
약속 못지켜 나는 미안했는데
그추운 겨울날
그는
시간이라는 긴 시간을
나를 기다리다가
감기에 걸려
열이 펄펄 끓었다고
우리 그렇게 뜨겁게 사랑한 것 같은데..
그렇게 아파할 만큼 사랑한 것 같은데..
왜 헤어 졌을까..
그리고 난 왜 이렇게 그리워하고 있을까.

세그리움세

그가 내게 말했다..
"낡은 포장마차에서 소주한잔 하는데
고추장 묻은 앞치마에
주름 가득 아주머니가
꼭 울 엄마 같드라.."
난 취한척 하고서..
불러봤다.
엄마~~
라고..
그 아줌마 젊은 놈이 미쳤다고 그랬을꺼야 아마도"
가슴이 아팠는데..
그래서 그의 그 아픔까지 안아주고 싶었는데..
왜 그는 늘 자기의 사랑에 욕심을 내지 못하고
그렇게 놓아만 주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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