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차 한잔 마시다 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해 보세요
자지 않고 홀로 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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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지 않고 홀로 깨어......

밤은 어김없이 오늘도 내 시간의 한 페이지 속으로 찾아왔다. 칠흑같은 어둠을 몰고 내 인지를 두려움으로 가득 차게 한다. 지금 들리는 것은 실날같은 벌레의 사각거림뿐 가끔 지나는 발자욱 소리는 무시한다.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은 저마다 자기들이 숭고한 진리를 지녔다고 강변들을 한다. 하지만 구석에 꽂혀 있는 작은 내 일기장은 부끄러움을 가득 담은 듯한 모습으로 놓여져 있다.
하늘이 깨끗하지 않다고 그 어느 환경학자가 그랬던가? 그는 아마 이렇게도 아름다운 밤하늘을 본 적이 없는 매정한이었을 것이다. 지금 밤하늘에는 은빛같은 별들이 제각기 빛을 발하고 있다. 저렇게도 많은 눈을 가지고 있는 밤하늘 아래서 아무도 몰래 깨끗하지 못한 일을 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정말 어리석은 사람일 것이다.
옛날 사랑하던 사람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이 세상에는 수 천, 수 억의 신이 있다. 그 중에서 인간을 만든 신은 하나, 그가 인간을 창조하며 그 인간들에게 몇 가지 생활수칙을 주었다. 그러나 인간들은 하루를 규칙을 어기는 재미로 살았으며, 급기야는 신성에까지 오염을 시키려는 과오를 범했다. 이에 진노한 신들은 하나(유일신의 이름)에게 그 인간들을 다시 사라지게 하라는 강요를 하였다. 수심한 하나는 일곱 날을 샌 후에 절대로 인간을 사라지게 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래서 그는 먼저 인간 세계에 낮과 밤을 만들었다. 이것은 신들의 세계의 낮과 밤과는 정반대가 되는 것이었다. 그는 신들이 자는 인간 세계의 낮에는 행여 깨어 있을 신의 눈을 속이기 위해 찬란한 빛을 비추었고, 신들이 깨어 있는 인간 세계의 밤에는 인간에게 수면이라는 마술을 걸었다. 그러나 신도 실수가 있어서 인간의 일부에게는 마술을 걸지 못했다. 그래서 그들은 모두들 자는 밤에도 홀로 깨어 다른 신들의 눈에 띄게 된 것이다. 그것을 본 신들은 그 인간들에게 죽음보다 더한 저주를 내렸다. 그것이 바로 두려움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말 내가 신의 저주를 받은 것이 아닐까 하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었다. 나는 지금 다시 밤하늘을 본다. 마치 별들이 나를 감시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조금 전까지 아름답던 밤하늘이 두려워 진다.

밤은 외로운 시간이라고들 한다. 정말 그럴까? 물론 아주 늦은 시간에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기는 어려운 시간이다. 하지만 밤이 되면 내게는 친구가 많아져서 그다지 외롭지는 않다. 물론 보고싶은 친구들 J, M, H, K 이들은 이 시간에는 볼 수가 없다. 하지만 밤에는 낮에 침묵해 있던 여러 친구들-책, 인형, 시계, 사진들이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누가 들으면 분명 의아하게 생각지도 모르겠다. 그 친구들은 나에게 많은 것을 묻는다.
'오늘 뭐하고 지냈니? 슬프니? 기쁘니? 누굴 좋아하니.....'
나는 가장 친한 친구에게도 못하는 말을 이네들에게 털어 놓는다. 주로 가슴 아픈 이야기들이지만 하고 나면 내 가슴이 후련해진다.
이처럼 밤은 내게 두려움을 주기도 하고 나의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 주기도 한다. 나는 밤을 사랑한다고 한다. 그 양면성을 사랑한다고 한다. 어쩌면 나와 닮았다고 인정하고픈 회청빛 눈빛을 사랑한다고 한다. 오늘 나는 나를 설레이게 한 밤에게 내 사랑을 고백한다. 자지 않고 홀로 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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