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식의 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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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눈을 감으면서,
영광을 위해 다시 태어난다 하였다.
축복 받은 그의 인생은
상아로 만들어진 눈과 금으로 갈아붙인 머리와
옥으로 만들어진 뇌로도 바꿀 수 없었던 것.
세상의 이치와
반대로 돌면서도
오히려 세상과 잘 맞아 돌아가는 이
찬양하고 싶어도
찬양할 순수와 순백의 영혼으로 둘러싸여
모든이가 이미 찬양으로 가득차게 만드는 이
그 어느 세상 풍파에서도,
가라앉지 못하는 부서진 뱃조각 같이
홀로 떠 있는 이
다른 조각은 무수히 잠겨 있어도
다시는 잠기지 않기 위해
쓰라린 소금물로 온몸을 감싸던 이
사람들이 말하기를,
그러한 이는 불가능 하다면서도
막상 그 앞에 한 번 서면
바위위의 한 방울 이슬같이
감쪽 같이 흡수되어버리고 마는 이
차가운 서릿바람에
눈물과 핏방울 다 내어주고도
견뎌낸 그 심신이
봄바람 한 번 이니
홀로 미소지으며
광명의 낙조와 같이
그간의 모든 추위를 내어놓고 갔구나.
내어놓으면서도,
혹 누군가가 자신의 추위에 다치지 않을까하여
내개 쓸쓸히 웃으며 말하기를
아무도 모르게 저 산간 맑은 계곡 옆에
다람위 따라 돌구덩이에 파묻어 놓았다길래
저으기 맘이 놓이더니만,
오늘 그 보랏빛 가슴 헤쳐보니
얼음이 응어리져 피가 굳는구나.
아.
내가 그 얼음 한 번만 녹여줘도,
내가 그 얼음 한 번만 떼어줘도,
내가 그 추위 한 번만 따스히 감싸주었어도
얼음속의 매화 한송이처럼 살아났을 텐데.
차마 내 손이
그와 같이 얼까봐
그 얼음 한 장 떼어주지도 못하고 보낸 너이니
앞으로는 얼음만 보게 되도 사무치리니,
다시는 겨울이 돌아와 네게 찬 바람 불지 않도록
하루빨리 보내고 싶다만
세속의 한이 많다고들 하지만
이렇게 보낼 수 없음은 또 얼마나 잔인함인가.
네게 꽃 한 송이를 보낸다
내가 맨 처음 너의 첫 서집에 꽂아두었던 꽃.
다시는,
맨 처음 그 꽃 꺾을제에 흘려버린 꽃술 하나가 아까워
다시는 꽃잎 하나 떨구지 않겠다고 다짐하였는데,
오늘 서집 펴자 어깨 들먹이며 서러워
네 생각에 꽃심대만 남았네.
필히 남고 싶음이라.
청춘의 나뭇가지가 두 송이의 꽃과 두 개의 열매도 맺지 못하고
떨어지는 슬픔을 누가 모르리오.
하지만,
능력을 펼치던 광계의 은자는,
다락에 숨겨놓아도 절로 이끌리는 바이니,
한 청춘 다락속에 숨어 살면서도
한 마디 아쉬워 하던 그 마음이 한이 되어 어디갈랴.
너를 위해 불을 사른다.
모인이는 없지만 너를 알 내가 여기에 있다.
백아절현, 대 종자기의 죽음이 이렇게 슬프랴.
너를 위해 불을 사른다.
다시는 이런 모습 보이지 않고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너를 위해 눈물을 보인다.
한 마디 친구면 기뻐하던 너였으니...
너를 위해 불을 사른다...
영광을 이루기 위해 눈을 감는다던 소원.
다시는 숨겨두지 않도록 두 손 모아 기도한다.
<그는 막상 친구의
묘 앞에 서자
할말을 잃고
눈물을 글썽였다,
젊게 간 그가 그리움이라.
하지만,
젊게 간 대신 남은 시간을 더 빨리 천상에서
펼치게 될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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