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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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풍지 떠는 소리에
빼꼼히 내다본 세상은
온통 백설이다.
우와!! 탄성 뒤에
씻고 나서야 할
5리 학교길이 아득하다.
아궁이 가득 메운 불길이
어미 소 입맛 다시는
여물을 끓이며 김을 뿜고
고무래로 눈 퍼내던 아버지는
군용 담요를 찾는다.
푸른 운동화 뒤꿈치 펴신고
망연히 소복한 눈길을 볼 때
업히거라.
등 내미는 아버진 구세주였다.
꿈길처럼 모포에 싸여
이제껏 없던 우주 같은 등에서
식구들에게 무심한 아버지를 용서한다.
그 화해의 눈길은
십리가 되고 백리가 되어
세월의 자락을 잡은 채
마흔을 바라보는
오늘까지 이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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