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태양이 녹는다
내 몸도 녹는다
허물어져 간다
바닥으로 스며든다

2.
잠을 못 자고 있다
모른다
혹시 모른다
잠든 사이 해코지 당할지

3.
어둡다
불이 없어 어둡다
빛난다
어둠 속에 내 눈이 굉이처럼

4.
안광을 돋운다
희미한 불빛에 의지해
글을 쓰자니
눈이 피곤하다

5.
나빠진다
눈이 나빠진다
난 야맹증이다
비타민A라는 놈이 피요하다

6.
목이 마르다
잠 오지 않는 밤
언제나
목이 마르다

7.
모른다
왜 목이 마른지는
아마도
情에 목 말랐다

8.
기다린다
누군가를 기다린다
어둠을 밝힐
등불을

9.
원한다
누군가를 원한다
야맹증에 좋다는
비타민A

10.
중학교 때인가 배웠던듯하다
비타민은 자가생산이 불가하다
주입하여야만 한다
비타민이라는 놈을

11.
스스로 찾지는
못한다
어둠에서 헤어날 방법을
잠에 들 수 있는 방법을

12.
찾고 싶다
잠들고 싶다
굶주렸다
그래서 잠들지 못한다

13.
잠들지 못하는 밤이 싫다
내 몸안에 아귀 있다
꾸르륵
배가 요동친다

14.
외톨이다
나는...
외톨이다
나는...

15.
외톨이다
밤은...
외톨이다
밤은...

16.
박수무당 처녀무당
어젯밤에
맘 껏
살풀이했다

17.
아귀가
더 힘이 세다
어젯밤 잠시 괜찮더니
또 다시 기승이다

18.
난 약하다
더욱 굶주렸다
태양이 녹는다
어둠이 찾아온다

19.
어둠 속에 녹는다
情은 찾아 오지 않았다
허탈한 맘에
잠을 청한다

20.
아귀는 놓아주지 않는다
힘 센 놈이다
강한 놈이다
내가 졌다

21.
져도 결론이 없다
언제가는 잠들겠지
져도 지금이다
언젠가는 이기갰지

22.
서투르다
난 서투르다
아귀에게서
벗어나는 법이 서투르다

23.
찾아보았다
헛수고이다
나는
소심하다

24.
덮자
그리고 자자
어떻게든
아귀를 쫓자

25.
내가 작두를 타랴
내가 칼춤을 추랴
그냥 자자
그래 내가 졌다

26.
그냥 나를 놓아주라
내가 졌으니까
내가 포기했으니까
놓아주라

27.
스멀스멀
기생충이 뱃속을 돌아다닌다
구충약을 먹으랴
배를 갈라 살충제를 뿌리랴

28.
어둠에 녹는다
몸은 녹는다
의식이라는 놈은 불융해성인가
녹지않는다

29.
나를 그만 놓아주렴
아귀야
박수무당 처녀무당
부르지 않을테니

30.
잠들게 해다오
아귀야
내가 잠든다고
내가 이긴거 아니잖니

잠들지 못하는 밤
아귀에게

주제:[(詩)기타] s**a**님의 글, 작성일 : 2003-12-04 22:24 조회수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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