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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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두툼한손 붉은 입술에 대어
둔탁한 기침을 토해내면
굴뚝먼지 뿌옇게 하늘을 덮는다.
쏴아,쏴아
비라도 세차게 퍼부으면
오늘은 운이 없지 쯧쯧
까만 목장갑으로 검어진 코를 닦으며
하늘에 닿을듯한 사다리 내려라
뜨거운 태양빛 작열할때엔
붉게 달아오른 몸덩이 아슬히 굴뚝 끝에 매달고
오늘도 시원하게 뚫어보자
쿨럭쿨럭
파란하늘 다시 검은재로 매우고
세상에 가장 높은 곳에 태연히 걸터앉아
실바람 사이에 땀방울 촉촉히 떨리우고
보란듯 아래를 둘러보며 내가 왕이다 씨익 웃고
검은손등위에 비둘기 한마리 올려놓을 적이면
영락없는 코메디같은 흑백사진
툭툭. 후우
까만 먼지 털어내며
짙지만 시원한 숨소리를 토해내고
파란 하늘과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은
굴뚝지기의 몸을 휘이 감싸 안아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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