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처럼 사라진 시인을 보지 못했단 말인가

전해오는 간사한 속삭임을 외면해버리고
파도여 힘껏 솟구쳐 올라라.

더러운 도시를 풀피리로 노래하다
우리에게 밤 기차로 쫓겨난
옛 시인의 노래를 아직 뇌리에 담고있는
섦은 놈들을 잡아내어라

투구 쓰고 펄럭이는 깃발 앞세우고
앞발을 치켜든 말 위에 걸터앉은
로마제국의 장군처럼
널려진 룸살롱 여자들을 모두 거머쥐고
풍악을 앞세우고 눈치 빠른 협잡꾼들을 거느리고
밤바다에 뜬
불 밝힌 오징어잡이 배처럼
달리고 웃으며 마셔보자.

넘실거리는 파도를 앞세워
물 속 깊은 고기떼 찾듯
아직도 옛시인을 잊지 못하고 우리를 능멸하는
무리들을 찾아서 철창에 단단히 매어놓고
사자들을 몰아 넣은 후
성난 짠물을 뿌려대며
그들의 살을 떼어내고 뼈도 발라내며
유쾌하게 죽이자.

시인을 따르는 무리들을 보았는가.

주제:[(詩)기타] o**n**님의 글, 작성일 : 2001-05-17 00:07 조회수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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