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으로 산다는 것은 VI (고슴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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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새끼는 고슴도치,
삐죽삐죽 솟구쳐 그대로 그만
탱글탱글 굴러버릴 것만 같은
가시덤불 동그란 등짝.
내가 낳은 내새끼
밤송이처럼
띠굴띠굴 잘도 굴러 다닌다.
내가 낳은 언어,
가끔씩 살을 찌르는 심술도 있지만
골백마디 뿌려 퍼뜨려
그런 대로 데굴데굴 굴러 다닌다.
밟을까 조심스런 가시투성이
내 고슴도치,
하루하루 무럭무럭 자라
힐끗힐끗 요기조기 호기심 가득이 정신 없고,
내 목구멍을 가득 채운,
상념의 가시덤불
아픈 줄도 모르게
요기조기 겁도 없이 돌아다니며 찔러댄다.
조거 귀엽지도 않은 것이
말썽이나 말면..
나는 고슴도치,
내가 싸질러대는 언어의 밤송이는
하루하루 익어
고슴도치마냥,
밤톨마냥 굴러 다닌다.
내 속은 저리 안생긴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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