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하나, 등대 하나....그리고 찌그러진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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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서기 두 정거장앞.
때는 늦은 밤.
허나 잠이 들기엔 너무 이른 밤.
바람이 쉬이 불지 않거나,
검은 한숨이 달조차 삼켜버린 밤.
또는 공원 한구석을 차지한 낡은 가로등이
기우뚱거리며
흐린 빛을 내는 밤.
그 곳에 가면
어김없이 바다를 비추는 등대를 만난다.
때로는 길게...
때로는 짧게...
타원형었던가
어느틈에 찌그러진 원으로 출렁인다.
바다위를 숨박꼭질하듯 숨었다
다시 나타난다.
그 위에서 고개를 한자쯤 삐쭉 내밀면
파도가 절벽을 긁는 소리가 난다.
비를 섞은 바람이 바짓가랑이를 타고 오를때면,
긁어대는 소리는
더 요란해진다.
섬 하나.
등대 하나.
그리고
이적지 잠들지 못한 내 시든 영혼을
헤메이는 찌그러진 원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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