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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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다른 느낌을 가진다.
낙엽은 더 이상 생명을 잃어버린 채 죽어 가는 실체가 아니다.
낙엽은 어머니의 품에서 곱게 자라다가 이제 막 미지의 세상으로
첫발을 내딛는 순간에 선 잎새를 말한다.
자유를 느끼는 순간. 구속과 보호로부터 자유와 위험이 있는 세상으로 그는 나가는 것이다. 세상에는 바람이 불어도 더 이상 그를 붙잡아 주는 가지가 없다.
바람이 가는 대로 쓸려 다니면서 세상을 본다.
얼마 남지 않은 생명의 수분이 마르기 전에 그들은 세상을 배워가기 바쁘다.
그러는 동안 생명의 기운은 조금씩 육체를 갉아 먹고,
온기를 잃은 낙엽들은 다시 하나, 둘 고목 아래로 모여든다.
어머니의 품으로 몰려드는 새끼 양들처럼.
아마, 죽음을 눈 앞에 두고서도 그들은
짧은 순간이나마 둘러보았던 세상에 대한 이야기들을 자랑하느라
고목이 있는 숲은 항상 분주하고 시끌벅적하다.
숲에 가면 낙엽들이 재잘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사각.....사..각
모두가 세상에서 보고 온 일들을 자랑하느라 정신이 없다.
사각.....사..각
사각.....사..각
고목 아래에 모여 생을 마친 낙엽들은 고목의 일부가 되어
봄이 오면
다시 어린 몸으로 태어나 조용히 세상을 관조한다.
찬바람이 불어오는 가을날의 여행을 준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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