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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구의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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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구의 새

테라스 쇼파 깊숙히 앉아
창 너머 물새들의 아스라한 비행을 보았습니다.
해질녘 켜켜히 물살 붉게 출렁이는데
잦은 날개짓이 아마 아기새인가 봅니다.
어미새의 마음 졸임을 알지 못하는 어린 것들이지요
기다림은 맑음 끝 알 수 없는 흥건한 주점이라
쓰디 쓴 달콤함이 정맥을 타고 흐르면
때론 너무 헤프지 않게 때론 어설피 웃으며
파리한 얼굴로 돌아 온 하루는
그렇게 쇼파 깊숙히 하이얗게 야위어 갔습니다
아기새의 비행을 한번 더 보고싶은 건
아스라한 날개짓 두 눈 가두어 살게 하고픈
늦은 욕망이었는지 모릅니다.
범람이 두려운.....
푸르게 멍든 살 헤집고 티눈처럼 굳은 살이 되고자
골몰했던 아픔들 깊숙히 도려 내어
아기새의 깃털에 묻혀 어디든 멀리
아주 머얼리 날려 보내고 싶었습니다
허나
아기새는 어미새의 기다림을 까맣게 잊어 버렸 듯
다시 돌아 올 어린 것들이고
나의 야윈 날개죽지 겨드랑이엔 어느덧 새살이
꼬물거리고 있었습니다.
비릿한 포구 떠나오는 길엔
어린 새를 찾아 퍼득이며 비상하는 어미새
한 마리의 환영을 보았습니다.
슬픔 저 너머 중독처럼 기갈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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