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사라진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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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다는 것은

해질녘의 하늘이 쓸쓸한 이유를 아시나요?
사라지는 것, 영영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들의
칭얼거리는 영혼을 재우려 토닥거리고 있기 때문이죠.

이를테면 구멍난 양말, 단물과자, 구공탄, 전지분유
검정 고무신, 국군장병위문편지, 최루탄, 첫사랑.....

진정 사라진다는 것은
진정 부서진다는 것은
그것은 단지 다른 모양으로 보일 뿐이라고
노래하지 않았나요?
하여 한낮의 열기 스러지고
해가 늬엿늬엿 저물 때
모오든 육체와 영혼이 저녁식탁의
그리움 찾아 총총일때
스러지는 또는 부서지는 그 아픈 살점 떼어주어
서녘 하늘에 붉게 주억거리며
불면의 밤이 오길 제 몸 닳아 기다리는 거에요
저 아래 바삐 신호등 건너는 저 젊음을 보아요
얼마나 아름다운 젊음이에요?
그러나 아침에 예정된 귀가이듯
조금은 의도되고 방심한 아름다움 아닌가요?

해질녘의 하늘이 쓸쓸한 이유를 아시나요?
사라지는 것, 영영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들의
칭얼거리는 영혼을 재우려 토닥거리고 있기 때문이죠.

이를테면 태권브이, 햇살 밝은 날의 입맞춤, 빨간 내복
왔다 껌, 코묻은 손수건, 할아버지, 마음 졸인 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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