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꾸라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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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검붉은 진흙탕 걸죽한 속에서
유유히 헤엄쳐가는 미꾸라지를 보았다.
썩어가는 흙 속을 헤집으며
거품을 한 편의 시처럼 토해낸다.
나는 느낀다.
둔탁한 세상 속을 뚫고 나가며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가슴 속에
연탄구멍처럼 숨구멍을 틀어줄,
숨을 쉬며 단내음을 채워야 할 공간을,
저 공의 공간이 다 채워지면 미꾸라지는
진흙을 털고 물 위로 나와 연꽃이 될 터이니
혹여, 산초향에 휩싸여질지라도
내 속의 못다 뱉아낸 시가 아쉬울지라도
내 구멍을 채워 누군가가 연꽃이 될 터이니
나는 오로지 미꾸라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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