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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편의 시
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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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연신 욕을 해대는 이를 본다.
여덟 살의 팔각 장막 속에서
두 팔을 벌려 누군가를 위해 몸을 펼친,
그에게 감사하면서도
이 비가 그치면
이제 해를 가릴 그에게 욕을 해댄다.

그의 너그러움을 모르면서도
그의 아름다움을 모르면서도

그 누가 그를 펼친다고 해서,
이 비가 그치고 햇살이 내려
무심코 창고 구석에 버려진다고 해서,
말하지 않는다. 기다린다.
잊혀지더라도 잊혀지더라도
또다시 어깨를 적시울 날이 오면
그 날, 누군가의 머리 위에서
환히 펼쳐질 것을 소망한다.
비에 젖고,
때리는 바람에 부러지고,
쓰레기통 옆에서 버려져 잊혀지더라도
그 날, 또다시 누군가에게 펼쳐질 것을 소망한다.

그 너그러움으로
그 아름다움으로

연신 욕을 해대는 이를 본다.
여덟 살 중
부러진 세 살을 가진 그를,
머리에 얹고 비에 욕을 해댄다.
부러진 살을 가진 그에게 욕을 해댄다.
그에게 감사하면서도
이 비가 그치면
이제 짐이 되어버릴 그에게 욕을 해댄다.

그의 너그러움을 모르면서도
그의 아름다움을 모르면서도

아직 젖은 바닥에 버려진 그가 바람에 꿈틀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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