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증
주소복사

1.
피어오르는 담배연기마저 흔들린다.
두렵다. 나는 내 숨소리에도 소스라치는 겁쟁이가 된다.
나무의 너그러움을 배우는 것이 내 꿈이었던가, 오히려 나는 그 가지의 안타까움만을 배웠다.
이제는 술잔에 술을 가득 붓고 입까지 가져가는 위태로운 짓을 하지 않는다.
애처로운 내 손이 술에 취해 잠드는 모습을 보고싶지 않다.
2.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는 내 손이 부끄러워 떤다.
사랑이 처음이라는 손의 위선을 비웃지만 말하지 못한다.
그를 철저하게 진실한 이로 만들기가 쉽지만은 않다.
나 역시 진실하지 않기에 진실이라는 이름으로 그를 매달지 못한다.
그를 제어할 수 없다.
3.
오늘 의사가 '스트레스성 수전증'이라고 했다.
그는 진실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내 손을 잡던 그의 손도 함께 떨렸다.
그는 돌팔이다. 진실도 알지 못하는 문외한이다.
그 무지함이 두렵다. 깊숙한 호주머니 속의 어둠이 두렵다.
0개의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