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삶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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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난 순수했다
새벽이 종래 오지 않을 것 같던
선술집 땟국물 흐르던 벽지 아래
머리를 부비며 취하지 않은 노래를
내 속에 잠재할지도 모를 안락을
배고픈 민초들의 아픔이야
아랑곳 하지 않을 그런 부르조아의
약삭빠른 속성을
채 삭지 않은 두부 김치와 함께
게워 낼줄도 알았다
죽이지 않으면 죽어야 함을
속이지 않으면 속아야 함을
뺏지 않으면 죄다 뺏겨야 함을
싸늘한 비웃음과 눈물겨운 체험으로
아내의 깊은 한숨으로 깨닫기 전
그래도 그때 난 순수했다

순수가 아니면 그걸로 족함이 아니라
추해야 함을 그대는 내 골수에 새겨 놓았다

그때 내가 순수했던 것과 지금 내가 추한
것과의 아무런 관계는 없다
어차피 그대와 내 한길에서 서있고
내 돌아갈 수 없음에

피 흘리는 내 순수의 영정에 흰국화 한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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