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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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는 이번 가을에도 어김없이 김장을 하신다

스트레스를 녹여
알뜰히 버무린 뒤
올골차게 빨래를 한다
어느 한곳에 소홀할세라
어깨죽지 혼곤히 들어올려
그 빠알갠 푸념들을 던져던져
몇십년 묵은 잔소리를 말끔히 세탁한다
빛날 서린 둔기에 찢기워져도
늙은 봉숭아 빛 염색의 날을 기다리며
따가운 살갗 진무르는 생채기

바람과 바람난 시절을 먹고
웅크린 비명을 운명삼으며
쉰날이 지날 무렵부턴
쉰.김.치

어짜피 우린 같쟎아요
약간의 시간차를 빼버린다면
한참 좋을 때가 있었고 꿈이 있었고
기다림이 있었고 물러섬이 있는
그러다가 적당히 존재를 묻고
눈감을 때 슬쩍 윤회를 꿈꾸는......

-엄마는 남은 김치로 지글거리며 전을 부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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