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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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바람 향기를 타고
창창한 오월 하늘에
잿빛 연기로 가셨습니다.
옛날 전쟁의 사지로 떠날 때에도
옷고름, 손수건 한 장으로
눈물 훔쳐 보냈지만
곁에 계시어도 다시는 말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통곡을 넘어
실신하여 쓰러집니다.
영혼을 인도하는 요령소래가
건조해진 머리속을 휘감아 돌아
마지막 한 방울까지 흘리게 합니다.
영혼을 위로하는 불경소리가
회색 연기에 표식처럼 새겨져
허공을 돌다 바람을 타고 높이높이 올라갑니다.
영혼을 달래려는 목탁소리는
애도자의 가슴조차 달래지 못합니다.
기억하지 못할 세계와
기억할 수 있는 세계의 사이에
짧은 시간의 틈이 있을 뿐.....
그렇게 짧은 생을 마감하며
우리의 아버지는
솔바람 향기를 타고
창창한 오월 하늘에
잿빛 연기로 가셨습니다.
하여라도 뒤돌아 보실까
마지막 목메인 소리로
아버지를 부릅니다
아버지.....
- 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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