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자고 그랬을까 외 4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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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실래끼 하나로 묶을 걸
그랬나 보다.
그도 아니면
무명실 엮어서 묶을 걸
그랬나 보다.
어쩌자고
쇠사슬로 칭칭 동여맸을까?
어쩌라고
내 가슴에 파야 할 샘을
네 가슴에 파 놓고
이토록 힘겹게 목말라 할까.
너 가야할 길 막아서서
미안하다, 미안하다.
사랑하는 그대여 !
**미루나무 **
늙은 미루나무는
시퍼런 물이끼 융단 같은
포강 둑에 서 있었지.
하늘바라기 담수엔
개구리와 우렁만 살았어.
태풍 심하던 그 해엔
미루나무 허리 동강 나
하필 포강 위로 덮쳤는데
아뿔싸,
안에 살던 목숨들이
함께 사라졌지.
그해 있었던 쿠데타처럼.
**바다와 섬**
섬이 바다 한 가운데 있는 것은
바다가 심심하기 때문이다.
군데군데 공기 돌처럼 섬을 놓아
파도로 헤치고
바람으로 까부르면서
때론 철새의 징검다리로 인심 쓴다.
섬은 바다와 놀지 않는다.
섬이 제 소유라고 생각하는 건
바다의 착각이다.
섬은 해저로 발을 길게 뻗어
이미 수억 년 전부터
내륙과 내통 한 줄
바다는 알지 못한다.
그렇더라도 그들이 나누어지지 못하는 것은
바다는 바다의 이름을
섬은 섬의 이름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늘 바다와 섬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바다와 섬**
바다가 섬을 한 가운데 두는 것은
심심하기 때문이다.
군데군데 공기 돌처럼 섬을 놓아
파도로 헤치고
바람으로 까부르면서
때론 철새의 징검다리로 인심 쓴다.
섬은 바다와 놀지 않는다.
이미 수억 년 전부터
해저로 발을 길게 뻗어
내륙과 내통한 줄 모르는 바다는
섬이 제 소유라고 착각한다.
그렇더라도 그들이 나누어지지 못하는 것은
바다는 바다의 이름을
섬은 섬의 이름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詩의 神**
시의 신이 있대.
시인은 많지만
신이 이름을 부르기 전에는
진정한 시인이 아니래.
신도 사랑처럼
혼자 오지 않는대.
누군가와 함께 와서,
무엇엔가 묻어 와서
자신을 찾아 내
절정으로 몰입해야만
이름을 부르면 안아 준대.
왜 신은
내게 직접 오지 않고
너의 가슴 한 복판에서
나를 노려보고 있을까.
네가 차가우니
신의 웃음도 냉소가 되고
내 마음에도 성애가 맺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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