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상(哀想) 의 터널 외 2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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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설을 한 웅큼
가슴팍에 넣고서야
겨울로 선
이별과 맞선다.
백설에 젖는 선홍처럼,
해의 설사 같은 노을처럼
붉게 물드는 상처.
하얗게 밤을 새우며
꿈틀거리는 자기 연민을 달래고
나 혼자 뜨거우면
너 기화(氣化)될까 염려해
다시
눈 녹아 젖은 옷자락 털며
얼음을 쏟아 넣는다.
언제쯤에나
스스로에게도 잔인한
이 터널 벗어나
너의 웃음과 만날 수 있을까.
**산에 가고 싶다.**
메아리를 찾으러 가자.
네게 전할 말들을
시기 많은 바늘 나무가
한 땀씩 꿰매 방울로 매달고 있나봐.
청설모와 산 꿩이 잠든
한밤에 몰래 가자.
가랑잎 밟히는 소리 들릴지 몰라.
맨 발로 가자.
수풀에 옷자락 스칠지 몰라.
알몸으로 가자.
어차피 맨발로 걸어온 길.
이미 상처도 깊을 대로 깊어
피도 나지 않는단다.
나무 끝에 묶여 대롱거리는
시기 나무 열매 안에 든
널 사랑한다는 내 외침이
산에 울려야
메아리 되어 돌아오잖니.
혹여 방울이 떨어져 흔적이 없거든
그 산에 날 버리고 오렴.
**산이 나에게 **
달이 뜰 때 놀러 오라 한다.
빈 손 빈 마음으로 와서
기다림으로 익힌 알밤과
다람쥐가 나누어준 도토리를
담아 가라 한다.
그래도 양 차지 않거든
설움 보따리 이고와 풀어 놓고
묵 쑤어 함께 먹자 한다.
달을 사랑하라 한다.
산 길 험하니
혀끝에 독 칠한 긴 짐승도
달만 따라 가면 피해지고
마음 고달파 참나무 아래 눕고프면
달 끌어안고 한 차례 통곡하면
저절로 길을 열어 준다 한다.
산에게 고백 한다.
이미 달은 내가 품었노라고,
품고서도 허기져 산을 찾아 왔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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