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겨울비 외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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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비**

때 아니게 비가 온다.
한 밤 가슴 안으로 간곡히
파고드는 소리.
지금 너의 창에도
뿌려대고 있을까.
갈 잎 부서지듯
마음 부딪히는 소리가
네 마음에도 차오르고 있을까.
네가 날 부르는 듯 하다.
그렇다면 기꺼이
알몸으로 뛰어 들것을..


**나 무**

바람 불어야 나를 느낀다면
뿌리에 집 짓고 사는 애벌레는
평생이 걸려도 모를 거야.
하늘 이고 붉은 열매 익히는
여름날의 열정과
낙엽 되어 꽃처럼 날리는
내 흔적들을.
너는 알고 있지.
나뭇잎과 안개가
아침마다 뭐라 속삭이는지.
가지가 흔들리며 부르는 노래를
따라 부르지.
지상의 내 전부를 아래에 놓고
꼭대기에 집 짓고 사는
한 마리 새니까.

**균 열**

많은 돌중에
유난히 아름답게 끌리어
주머니에 넣고 매만지니
반들반들
구슬이 되었는데
너무 세게 쥐었나봐.
균열은 나도 모르게
안에서부터 일어나
부서지고 모가 나더니
손바닥을 찔러 대네.

**아궁이 앞에서**

젖은 솔가지
탁탁 터지는 소리.
부지깽이
딱딱거리며 젓는 장단.
헛간 옆
여물 가마솥에
뭉게구름처럼 피어나는 김
누렁이 행복하고
뜸 드는 밥 냄새에
서둘러 고픈 배.
두멍 안 둥둥 뜬 표주박은
불 속에 넣어 둔 알밤이랑
함께 담긴 유년의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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