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었습니다.
어둔 숲에 홀로 입니다.
당신을 따라
갈라진 발 감당 못해
무릎으로 기어
귀순자처럼 여기까지 왔는데
월식이 시작되니
가야할 길을 모르겠습니다.

어디로 가야 하나요?
어디로 가야
숲에서 나갈 수 있을까요.

참나무 아래서
부엉이의 노래에 추임을 하기에는
내 길이 너무 먼데
달마저도 월식중인 이 숲에서
어디로 가야 길을 찾을까요.

설마 지구가 달을 끌어안고
영영 묶어 두진 않겠지요.
월식이 지나면
다시 만월이 내 길을 찾아 주겠지요.

산 너머에 있는 행복의 마을에
반드시 데려다 주겠지요.

주제:[(詩)인생] y**j**님의 글, 작성일 : 2003-12-30 16:54 조회수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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