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밤이 없는 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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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를 버텨 내고
내일엔 아무 일 없던 듯이
초연하고 잔잔하게 살 수 있다면
한 번의 이별쯤이야
연애 소설 한 권 읽은 셈 치고
책장 속 한 구석에 던져 버리면 그만이지만
오늘로 시작해서 오랜 세월 이어질
끈질긴 기다림의 시간을 미리 알기로
흔들리는 당신 앞에
차라리 태풍으로 섰습니다.

미워하고 원망하라 하셨나요.
그러나 미워할 수 없고
원망조차 할 수 없는 이별이라,
지나는 바람에게도 보여줄 수 없는 가슴앓이라
모두 잠든 신 새벽에서야
혼자 토해 내는 애는
실핏줄 하나하나를 터트리고
얼마를 더 견뎌낼 수 있을지 몰랐습니다.

내가 나를 이기지 못해
죽어 가는 영혼의 소리를
그대로 다 받아 마시며
이마저도 당신과 함께 온 것이니
아름답다 생각했습니다.

가시던 길
사랑한 죄의 대가를 거부 없이
그대로 받아들일 나를 알기에
차마 더 옮길 수 없어
염려로 돌아본 당신에게도
같은 무게의 아픔이 있고
다시 돌아와 일으키는 손은
더 뜨거웠습니다.

오늘은
그림자처럼 당신을 싸안고
그간 미룬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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