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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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더 깊지 않을거 같아서
온 마음을 김포 평야에 보냈습니다.
탈곡 후에도 바닥에는 널널하게
벼 이삭이 흩어져 있고
제 밥상 인냥 참새들 여유 피며
재잘재잘 겨울을 챙기지만
그 어디에도
내가 주어 담을 언어는 없고
두어 마리 황새가
내 흉을 보고 있습니다.
심지도 않은 말이 여기에 어찌 날꼬?
벼는 봄볕 좋은 날 농부가 심었으니 거둔 것을..
아차!! 싶습니다.
그 간단함을 나만 보지 못했으니
농부의 고단을 잊고 백미의 맛을 논하다니..
황새 선생님.
좋은 가르침 이 평야만큼 얻어 갑니다.
지금부터 말(語)을 심지요.
심은 말이 몇 계절 견뎌내며
비바람에 쓰러지지 않도록
손수 여기에 땀을 바치지요.
분명히 그리해서
내년 가을에는 평야의 수확만큼
내가심은 말들을 거둬가지요.
농부에게 웃음 준 벼알보다 더 큰
내 말(語)들을 여기서 수확하겠습니다.
황새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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