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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편의 시
두 팔을 벌리면 잠자리 날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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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잠자리가 보이더니
오늘은 수많은 잠자리들이 여름하늘을 바삐 날아다닙니다.
아이들이 잠자리채를 둘러매고
동네를 콩콩거리며 쏘다니기 시작합니다.
잠시 어린 시절 잠자리를 잡으려고
손을 휘저으며 들판을 뛰던 생각이 스쳤습니다.

아이들은 날아다니는 것들에 대한 쉽게 마음을 빼앗깁니다.
저만치에서 비행기가 눈에 들어오면
그것이 안보일 때까지 눈을 떼지 못합니다.
큰 날개를 펴고 나는 새의 모습이나 작은 곤충에 이르기까지
날개가 있는 것들에 마음을 다 줍니다.

아이들은 날개를 갖고 싶어합니다. 아니 날고 싶어합니다.
이렇듯 '나도 날고 싶다'는 마음을 잠자리들에게,
그리고 날개가 있는 것들에게 알려주려는 것일까요?
아이들은 우르르 몰려다니며
잠자리를 잡아 손가락에 날개를 끼웁니다.
손가락이 모자라도록 아이들은 잠자리를 잡습니다.

그러다 저녁 무렵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아이들은 양손 가득한 잠자리를 보면서 어쩔 줄을 모릅니다.
망설이다 손을 펴고 잠자리들을 다 놓아버립니다.
아무도 날개를 묶어두거나
자유로운 비행을 막지 못한다는 것을 아는 것일까요?

고개를 들고 잠자리가 후르륵 날아가는 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봅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날개를 가슴에 담습니다.
아마도 두 팔을 벌리면 아이들 손은 잠자리 날개 끝이 되어,
오늘 밤 꿈에 하늘을 날고 있을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 이제 장마도 주머니를 탈탈 털었습니다.
장마나 태풍도 빈주머니가 되어 물러가고 더울 일만 남았습니다.
머지 않아 여름도 가난한 열매들을 마저 키워내고
제 할 도리를 다 하고서야 물러가게 되겠지요.
우리 모두 이 여름으로 걸어들어 갑니다.
고단하고 지쳐 마음까지 힘들지 않았으면 합니다.
가슴속에 초록 같은 의연함을 담고 여름답게 살았으면 합니다.
몹시 더운 한 주간이 될 것 같습니다.
몸도 마음도 건강한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낙골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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