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연날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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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을 다 풀었습니다.
팽팽한 긴장이 손끝에 닿습니다.
까마득한 하늘에 내 걸린 연은
바람이 흐르는 대로 빙글거리다 흔들거리며
사무치게 그리운 마음을 다 내보였습니다.
바람이 바람을 따라 불어듭니다.
마음이 손끝에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줄을 당겨 교신을 합니다.
어떠냐고 괜찮냐고 안부를 묻습니다.
빙글거리며 곤두박질하다
다시 솟아오르며 흔들거립니다.
바람이 세차게 몰아칩니다.
먼지가 일어 눈을 감습니다.
연이 크게 비틀거리며 빙글거리다
아래로 아래로 곤두박질합니다.
사라졌습니다. 보이지 않습니다.
실이 바닥에 널부려졌습니다.
바닥이 시작이고
바닥이 처음이었는데 하늘만 보았습니다.
바닥에는 들풀도 나지막한 민들레도 보이고,
연실을 밟고 내려앉은 새들도,
들판을 뛰어가는 아이들도,
여전히 의연하게 흐르는 강물도 보입니다.
널부러져 엉킨 연실을 감습니다.
오래오래 바닥을 보며
벗하여 있는 삶들을 보며 연실을 감습니다.
이렇듯 모든 것이 사는 일 같아서
때로 팽팽한 연실같은 긴장 속에서
흔들거리며 빙글거리다 곤두박질하지만
그래서 바닥에 발을 딛고 벗하여 살아가는 사람인 것을
잊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바닥에서 기어코 일어서
이웃하여 벗하여 다시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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