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의 낙엽차를 마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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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한 잎
똑 따내어
하얀 찻잔 속
찰랑이는 따끈한 물 위로
살짝 띄워 본다
씁쓰름한 고독의 향이
은근히 우러나는 찻잔 속으로
발갛게 노을이 진다
낮동안 무성하던 초록의 꿈들이
발간 가을 한 잎에
무더기로 실려
찰랑이는 심연, 그 세월 위로
가벼이
동심원을 그리어낸다
찻잔 속에 참방
몸을 헹구고 나와
상쾌한 입맞춤하고
멀리 달음박질하는
저기 갈바람의 오솔길 따라
어느 추운 날 문득
이 날이 몹시 그리워질까
누가 가을을 짧다고 말했던가
하루의 가지 끝에서
폭 익어 버린
계절의 한 잎이
바스락~
내일의 어깨 위로
사뿐히 떨어져 내릴 때마다
내 가슴속에선
소리없이 가을이 지고 있었다
노을 함박 물은 발개진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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