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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편의 시
피터팬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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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섶에 누웠다.
무거운 몸 털썩이자
풀들이 숨을 죽였다.
한참 후 눈을 뜬 순간
가슴이 덜컹.

하늘이 마주 누워 날 보고 웃는다.
허옇게 이를 내놓고.
감긴 눈, 코는 보이질 않고
반원의 하얀 입만 활짝 웃고 있다.

슬슬 몸이 가려워 온다.
오늘 난 동화를 꿈꾸련다.
그 입 속으로 들어가
하늘의 내장을 발칵 뒤집어 놓으리라.

손가락으로 신호를 보내자
하늘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
가까이 들이대며 귀를 기울인다.
여전히 웃으면서.

재빨리 뛰어 올라
그 입으로 쏘옥-

어두운 그 속은 광활한 광야,
별빛마저 묻혀버린 거대한 산속.
소리를 지르면 더 큰 소리로 대답하는 메아리.
그곳에서 난 덤블링을 시작한다.
아주 힘껏 하늘의 뱃가죽을 박차고
더 깊이 더 높이 하늘의 속을 휘저어 놓을 때마다
하늘은 불룩 불룩 험한 파도를 이루고.
간헐적으로 비명을 지르며 토해내려고 애쓰는 하늘.

이 일을 어쩌나,
다시는 속지 않을 테니
이대로 멈출 수가 없는 걸.
오늘 밤 난 하늘의 드넓은 뱃가죽 속에서
이름없는 동화 속 용감한 주인공이 되어 버린다.

피터팬을 만나고 싶다.
그 위대한 영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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