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냄새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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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냄새란 존재의 이름을 우뚝 세우는
참 존재의 근사값!

동물에게선 동물 냄새가
인간에게선 인간 냄새가
삶에선 삶의 냄새가 나야 한다.

2.
거리엔 온통 냄새 천지로소이다.
빵집에서
화장품 가게에서
술집에서
카페에서
식당에서
세탁소에서......

고체와 액체의 굴뚝을 빠져 나와
제각기 거리를 방황하며
콧속을 기웃거리는 너 무형의 기체여.
자신의 존재에 한 번쯤 관심을 기울여 달라는 듯
호객 행위를 서슴지 않는 너 보이지 않는 방만함이여.
꼭 닫힌 문틈으로까지 드나들며 존재를 알리려는
너 기체의 집요함이여.
존재의 이름을 우뚝 세우는 너 기체의 뛰어난 기질이여.

3.
내게서도 냄새가 날 것이다.
늘 배어 있어 잘 느낄 수는 없지만
나를 꼭 닮은 그런 냄새가.
허락도 없이 내 육체를 빠져나가
이곳 저곳 기웃거리고 다녔을 테지.
마치 내 참 존재인 양.
그래서 날 찾는 이 혹시 있을지 모르겠다.
승화된 모습의 또 하나의 나요,
나를 나이게 하는 근사값이니까.

이왕이면 이런 냄새가 났으면 좋겠다.
나에게선......
내 삶이 원하는 만큼
모든 이들이 좋아할 만한,

후레이지아 향보다 더 상큼하고
원두 커피보다 더 설레이며
된장찌개만큼이나 구수한
행복의 냄새,
나의 날들을 흠뻑 절여온
은은한 삶의 냄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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