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봄 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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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남아 있는 이들은
바람 소리를 들으며
기침을 한다.

착하거나 악한 사람들을
가릴 필요는 없다.

살아 있기 때문에
기침을 해야 한다.

살아 있기 때문에
기침도 고마운 것이 된다.

내가 남아 있지 않은 세상에도
기침은 살아서 나의 기침을 추억하리라
내가 살아서 죽어간 이들의
기침 속에 묻혀 살듯이

그대여 오라 그대는 젊은 꽃
피어나는 향기같이
강인하게 서 있구나 봄앞에서

당당한 그대의 기침은 나의 연인
우람한 산기슭에 선 소나무같이
바람 따라 솔잎 노래를 하는구나

2001.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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