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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편의 시
33. 꽃봉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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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달려 나와
산은 소나무 숲 밑
개나리 꽃밭을
진열한다

할아버지 할머니
걷는 산길을 가운데 두고
진달래 꽃밭은
도열한다

그 뜨거운 정열을
추억 속에 품고
두터워지는
시간을 헤쳐 나온다

나이 들면
요령만 느는 것이지
퇴임 교장 선생님
말씀처럼 진달래 꽃밭은
넓게만 퍼져
온 산을 덮는다

이틀이면
연분홍 날개를 서로 뽐내며
새 생명의 축제를 열기 시작 하리라

산들 바람이 연주하고
벌 나비 찾아 오고
춤 추는 진달래 꽃들
하늘이 술 잔을
기울이고
산은 마시고 발개지고
구름은 축제의 밤을 잠재우기
위해 별빛으로 손을 씻으리라

헤어졌다 일 년에 한 번
만나 손을 맞잡은 하루 이틀
봄비에 으스러지는
뼛조각으로
파란 잎새 하나씩
가슴마다 꽂을 때
주름 없는
강물은 산밑으로 흐르고
뚝뚝 떨어지는
빗물이 메마르고

199년 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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